▶ 탄소농도 측정 첨병… ‘기후변화 불신’ 트럼프의 분노 표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67년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기후 변화의 증거를 수집해온 하와이의 관측소를 폐쇄하려 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이날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서 하와이의 마우나 로아 관측소를 폐쇄할 계획을 밝혔다.
하와이의 마우나 로아 산에 위치한 이 관측소는 1958년 3월 29일 세계에서 처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기후변화 대응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마우나 로아 관측소의 이산화탄소 측정으로 만들어진 '킬링 곡선'( Keeling Curve)은 인류의 책임이 반영된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그래프가 됐다.
찰스 데이비드 킬링 박사는 1958년부터 마우나 로아 관측소와 남극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계절과 상관없이 매년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현재는 킬링 박사의 아들인 랄프 킬링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 교수가 이산화탄소 자료 수집과 업데이트를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마우나 로아 관측소를 운영하는 NOAA가 이를 폐쇄한다면, 스크립스 연구소가 관측 장비를 운용하도록 해주는 다른 자금줄을 찾거나 장비를 하와이 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해 이산화탄소 관측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지 확대대기 내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보여주는 킬링 곡선 [싱크탱크 카본브리프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대기 내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보여주는 킬링 곡선 [싱크탱크 카본브리프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CNN은 마우나 로아 관측소의 폐쇄 추진이 이 관측소가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노가 향하는 타깃이 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중국이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과학에 대한 그런 불신을 토대로 화석연료 규제와 같은 대응을 계속 무력화하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보다 더 근본적으로 NOAA의 모든 기후 관련 연구 활동을 중단시킬 구상을 해왔다.
CNN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상예보 개선과 관련된 연구소와 더불어 NOAA의 해양대기연구부(OAR)까지 없앨 계획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환경보호청(EPA) 직원 수백명이 트럼프 행정부가 "오염 유발자들을 위해 과학적 합의를 무시하고 있다"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EPA 전·현직 직원 200여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의 현 정책이 인간과 환경 모두에게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은 성명에서 환경보호청의 정치화, 소수자 공동체 대상 프로그램의 후퇴, 청 내 연구개발실(ORD) 해체 등을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이들은 "현 행정부의 결정은 기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 연구 및 권고사항과 자주 모순된다"라면서 젤딘 청장을 향해 "당신의 행동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공 보건을 위협하고 과학적 진보를 무너뜨린다"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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