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드웰, 철수대상으로 순환배치 전투여단·보병2사단·전투기 2개대대 등 거론
▶ 중국과 분쟁 시 한국의 반대로 주한미군 활용 못하는 점 지적하며 철수 주장
▶ “무임 승차하는 동맹들이 안보 스스로 책임지게 해야…결국 거의 다 철수 필요”

지난 6월 18일 오전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주한미군 순환배치 여단 임무교대식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미 4사단 1스트라이커여단(레이더 여단)은 한반도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미 7사단 1스트라이커여단(고스트 여단)과 교대해 9개월 동안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운용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약 2만8천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중에서 지상 전투 병력 대부분과 2개 전투비행대대 등을 철수하고 약 1만명만 남겨야 한다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수석 고문을 지낸 인사가 주장했다.
댄 콜드웰 전 미 국방장관 수석 고문은 싱크탱크 '국방우선순위'(Defense Priorities)의 제니퍼 캐버노 선임연구원과 작성해 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동아시아에서 미군의 태세를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국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저자들은 "우리는 한국에서 기지 방어와 관련되지 않은 모든 지상 전투 부대와 육군 통신, 정보, 본부 부대와 이런 부대와 관련된 지원·유지 부대 일부를 줄일 것을 권고한다"면서 "이는 한반도에서 순환 배치하는 전투여단(BCT)과 육군 전투항공부대를 포함한 2보병사단 대부분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자들은 "추가로 미국은 주한미군 기지에 있는 전투기 비행대대 2개를 다시 미국으로 옮겨 한국에 근거지를 둔 항공력을 줄여야 한다"면서 "전투기와 함께 항공 정비 및 기타 지원 부대와 인력의 약 3분의 1도 미국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하면 한국에 있는 미군 전력을 50% 이상 줄여 약 1만명의 병력과 2개의 전투기 비행대대 및 지원 병력을 남기게 된다고 저자들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주한미군을 더 줄여 나머지 비행대대와 지상군 대부분을 철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저자들은 이런 태세 재편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로 한국이 한반도 외에 역내 다른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한국에 있는 기지를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접근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서는 역내 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에 있는 미군 전력을 활용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대만 해협 등에서 중국과 충돌할 경우 그런 분쟁에 주한미군이 개입하는 것을 한국이 반대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저자들은 또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들의 무임승차가 여전히 문제"라고 주장하고서 "한국이 여러 미국의 동맹보다 국방에 더 많은 돈을 쓰기는 하지만, 주요 전투지원 역량 일부를 계속해서 미국에 의존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일본, 필리핀, 대만, 한국 등 역내 동맹들이 자국 안보를 일차적으로 책임지도록 하고 미국은 지원 또는 미국의 핵심 국익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경우로 역할을 제한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국가들을 이런 방향으로 밀기 위해 미국의 군사 태세(footprint)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한국이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에 대해 상당한 우위를 갖고 있어 미국의 지원 없이도 당장 또는 단기간 내로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 미군의 태세는 너무 공세 지향적이며 중국 국경과 너무 가까이 자리 잡고 있어 중국의 공격을 억제하기보다는 긴장 고조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 인력과 자산이 생존할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다.
저자들은 아시아에서 미군의 태세는 역내 패권이 아니라 균형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고려하면 미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을 유지하려는 게 갈수록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패권을 막기 위해 균형을 맞추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이를 위해 최소한 일본, 그리고 아마 필리핀이 주권을 유지하고 중국의 영향권 밖에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경우 작은 섬이 전체 세력 균형을 크게 바꾸지는 못하기 때문에 미국이 대만을 직접 방어할 필요가 없다고 설파했다.
일본의 경우 저자들은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군 2만6천명 중 9천명을 괌과 미국으로 옮기라고 했는데 이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이미 2012년에 합의한 사안이다. 오키나와 외에는 별 태세 변경을 권고하지 않았고 일본에는 약 4만5천명을 유지하게 된다.
저자들은 또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필리핀이나 일본에 타이폰 중거리 미사일을 추가로 배치하지 말고, 대만에 있는 미군 교관 500명도 철수하라고 권고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동에서도 미군을 축소하라고도 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의 재래식 전력이 미국에 위협되지 않고, 유럽 국가들이 안보를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현재 9만명 수준인 유럽내 미 지상군을 3만명가량으로 줄이고, 공군과 해군 전력도 절반으로 축소하라고 권고했는데 이것이 실행될 경우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루마니아, 영국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저자들은 현재 중동에 배치된 미군 4만명은 이 지역에 걸린 미국의 국익에 비해 과하며, 오히려 미군을 두면 반군의 공격에 노출돼 미국이 불필요하게 분쟁에 끌려들어갈 위험이 있다면서 2만5천명 수준으로 줄이라고 권고했다.
콜드웰은 헤그세스 국방 장관의 수석 고문이었으나 헤그세스 장관을 비롯한 외교·안보 고위당국자들이 후티 공습 계획을 민간 메신저 채팅방에서 논의한 '시그널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 4월 수석 고문에서 해임됐다.
미 국방부는 현재 전 세계 미군 태세를 점검하며 국방전략(NDS)을 수립하고 있는데 콜드웰이 한때 헤그세스 장관과 가까웠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에 담긴 제언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캐버노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에 이 보고서가 워싱턴DC에 널리 공유됐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과 논의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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