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풋볼선수 출신 20대 남성 블랙스톤·NFL 등 입주 건물서
▶ 총기난사 후 스스로 목숨 끊어, 뇌질환 앓아⋯NFL 본부 노린듯

28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파크애비뉴 345 빌딩 앞에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

소총을 들고 맨하탄 빌딩에 들어서고 있는 용의자 셰인 타무라 [로이터]
맨하탄 중심가의 한 고층빌딩에서 28일 저녁 20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경찰과 블랙스톤 임원을 포함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풋볼 선수 출신 용의자는 범행 후 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퇴근시간 빌딩 들어가 난사= 뉴욕시경찰국(NYPD)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이날 퇴근시간인 오후 6시30분께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KPMG, 도이체방크, 미국프로풋볼(NFL) 본부 등이 입주한 맨하탄 파크애비뉴 345번지 소재 44층 고층빌딩에서 발생했다.
용의자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27세 남성 셰인 타무라로 경찰은 단독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 타무라는 범행 직후 자신의 가슴에 총을 쏴 자살했다.
타무라는 지난 26일 콜로라도를 출발해 27일 네브라스카와 아이오와를 거쳐 사건 당일인 28일 오후 4시20분께 뉴욕시에 도착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앞에 BMW 차량을 이중주차한 후 AR-15 소총을 꺼내들고 곧바로 빌딩 안으로 들어가 먼저 NYPD 경관인 디다룰 이슬람(36)을 총격 살해했다. 이어 로비 기둥 뒤에 숨은 여성 1명과 남성 경비원 1명에게 총을 쏴 살해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33층으로 올라가 여상 1명을 역시 총격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타무라의 차량에는 소총 상자와 장전된 리볼버, 탄약, 탄창, 배낭, 그리고 처방약이 있었다.
첫 희생자인 이슬람 경관은 두 아이의 아버지로 아내가 셋째 아이를 임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빌딩 로비에서 희생된 민간인은 블랙스톤의 임원 웨슬리 르패트너와 32BJ SEIU 노조 소속 경비원 알란드 에티앤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33층에서 희생된 여성 1명의 신원은 29일 오후 6시 현재 공개되지 않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자 해당 건물내부와 현장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블랙스톤 직원들은 이메일과 메신저를 이용해 로비에 메시지를 공유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서로 경고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일부는 사무실과 화장실 등에 몸을 숨긴 채 바리케이드를 치기도 했다.
■총격범 NFL 본사 목표 삼은 듯= NYPD는 타무라가 NFL 본부를 범행 타깃으로 삼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그가 남긴 메모 등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29일 “타무라는 NFL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가 그 빌딩에 입주한 NFL 사무실을 노렸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범행 동기를 찾고 다른 무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방 수사당국과 함께 계속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무라가 범행 당시 NFL 사무실과 무관한 33층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애초 노렸던 범행 목표는 다른 층에 위치한 NFL 사무실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도 타무라의 시신에서 발견된 3페이지 분량의 메모에 타무라가 자신의 정신질환 원인을 미식축구 탓으로 돌리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 메모의 한 문구는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 내 뇌를 연구해 달라. 미안하다”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무라는 또 이 메모에서 “테리 롱, 풋볼은 내게 CTE를 줬고, 내가 1갤런의 부동액을 마시게 했다”라고 적었다.
타무라가 언급한 테리 롱은 1984∼1991년 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공격 라인맨으로 뛰었던 풋볼 선수로, 2005년 6월 부동액을 들이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검 결과 롱은 CTE 판정을 받았고, CTE가 그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타무라는 프로 선수로 뛰지는 않았지만, LA의 한 고교 풋볼팀에서 선수로 뛰었다.
포지션은 공격수인 러닝백이었으며 재능있고 훌륭한 선수였다고 NBC 방송은 당시 팀 동료와 코치를 인용해 전했다. CTE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뇌세포 파괴로 두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인지와 운동 능력이 훼손되는 뇌손상 질환이다.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풋볼이 CTE를 비롯해 뇌손상을 안겨준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의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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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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