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서 중러 정상회담…30년간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사업

베이징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결속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듯 다자주의를 강조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를 상호 방문하며 끈끈한 관계를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3일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5월 9일 러시아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다.
두 정상의 밀착 행보는 각자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 대화를 하면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주선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무역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협력 관련 20여건의 문서에 서명했다.
특히 가스 분야에서 대규모 협력을 약속했다.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대폭 늘리고 러시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신규 가스관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한 대중국 가스 공급량을 연 380억㎥에서 440억㎥로, 2027년 가동할 '극동' 가스관을 통한 가스 수송도 연 100억㎥에서 120억㎥로 늘리는 문서를 체결했다고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밝혔다.
또 몽골을 경유해 중국으로 가스를 보내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에 관해 법적 구속력 있는 각서를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30년간 연간 500㎥의 가스를 몽골을 거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스 공급 가격은 추후 별도로 알리겠다면서도 "현재 유럽에 부과하는 가격보다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시베리아의 힘2 건설 프로젝트가 가장 크고 자본 집약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가스 협력 확대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따른 서방 제재로 유럽 시장을 잃은 러시아엔 새로운 수입원을 확보할 기회다. 이미 러시아의 최대 에너지 판매처인 중국은 에너지를 더욱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한다는 이유로 미국의 50% 상호 관세를 부과받은 상황에도 러시아와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협력을 확대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이는 우크라이나 문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 미국과 유럽 국가뿐 아니라 자국과 중국도 보증국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매체 우라(URA.RU)는 두 정상이 새로운 세계 질서에 관한 비전을 논의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이후 다른 우방국 정상들에게는 전화로 결과를 공유했지만 시 주석에게는 전화하지 않았다면서 보안 통신망을 통해서도 공개할 수 없는 중요한 내용을 이번 회담에서 대면으로 전달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회담 및 전화 통화 결과를 설명했다고 러시아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날 회담에서 중국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방안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방문 결과에 대해 알릴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러·미 관계는 주로 우크라이나 분쟁 논의를 통해 발전하고 있다. 다른 분야 발전에 대해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미국 외교부간 협의가 계획돼 있다.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가 있다"며 양국간 관계 개선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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