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 전보다 1회 늘어…내년 이후 금리경로는 큰폭 ‘분산’
▶ ‘트럼프 측근’ 마이런 첫 등판서 ‘빅컷’ 의견…파월 “빅컷 광범위한 지지 없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25∼4.50%에서 4.00∼4.25%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연내 2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오는 10월과 12월 남은 두 차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이은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다만, 2026년 추가 금리 인하는 1회만을 예상한 데다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둘러싸고 연준 내부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관한 견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금리 향방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0.25%포인트 금리 인하는 충분히 예견됐던 이벤트였다. 최근 발표된 고용보고서에서 고용시장 약화 신호가 커진 점이 주된 배경이었다.
시장의 관심사는 자연스레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에 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로 쏠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노동시장 약화 위험과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 중 어느 쪽에 더 무게 중심을 둘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왔다.
이날 FOMC 결과 중 분석가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자료는 연준이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SEP)의 금리전망 '점도표'였다.
9월 경제전망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의 2025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 중간값은 3.6%로, 6월 전망(3.9%) 때보다 0.3%포인트 하향됐다.
지난 6월 전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2025년 중 총 2회(총 0.50%포인트) 금리 인하를 전망했는데, 9월 전망에서 2025년 중 총 3회(총 0.75%포인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좀 더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금리전망 점도표는 FOMC 투표권을 보유하지 않은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포함해 총 19명의 위원이 익명으로 의견을 제시한다.
전날 새 연준 이사로 취임해 이번 금리 결정에 참석한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이날 0.2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하며 '빅컷'(0.50%포인트 인하)으로 인하 폭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입장을 대변할 것이란 시장 기대를 뒷받침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마이런 이사는 15일 연방 상원 인준을 통과한 뒤 전날 오전 취임 선서를 하고 연준 이사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1기 재임 때 임명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이 정치적 고려를 해 추가 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5월 임기가 종료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뒤를 이을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11명의 인사를 검토 중이다. 여기에는 보먼 부의장과 월러 이사도 포함돼 있다.
월러 이사는 지난 7월 30일 FOMC 회의에서 보먼 부의장과 함께 다수 의견이었던 '금리 동결'에 반대해 금리 인하 의견을 낸 바 있다. 연준 이사 2명이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준 내에서 인플레이션 반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여전하다는 점은 향후 정책 행보를 불확실하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9월 경제전망 점도표를 보면 위원들은 2026년 연말 기준금리를 3.4%로 전망하며 2025년 말 대비 추가 1회 금리 인하만 예상했다. 이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25년 연말에 기준금리가 현 수준(4.00∼4.25%)과 같거나 높을 것이라 전망한 위원은 7명에 달했다. 1회 인하를 예상한 위원도 2명 있었다.
2회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9명이었고, 마이런 이사로 추정되는 한 위원은 2.75∼3.00%로 현 수준 대비 1.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2026년 말 금리 전망 분포도 2.75∼3.75%로 넓게 분산돼 있었다.
점도표에 반영된 금리 예상이 '중간값'일 뿐 연준 위원 간 의견이 분산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고용지표나 인플레이션 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로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경제전망의 점도표가 연내 추가 2회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된 것과 달리 파월 의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다소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금리 인하 후 회견에서 "고용의 하강 위험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과 고용 위험 간) 균형이 바뀌었다"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이날 발표된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오히려 상향 조정된 점을 언급하며 "이번 결정을 두고 '위험관리 인하'(risk management cut)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경제가 현시점에서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예상을 밑돈 고용 증가로 인해 노동시장 약화 우려가 커진 게 이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의 주된 배경이 됐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연준의 독립성 우려가 지속되는 것은 기준금리 결정과 별개로 채권시장을 불안정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리사 쿡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해임을 통보, 연준 독립성 우려를 키운 바 있다.
다만, 미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 15일 본 재판 진행 기간 쿡 이사가 당분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결정에 대해 연방대법원에 상고한다는 방침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연준의 독립성 침해 우려 시각에 대해 "우리는 어떤 것에도 주의를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우리가 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