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건국 250주년 행사에도
▶ 가수들 잇단 보이콧 선언
수도 워싱턴 DC의 대표 공연장인 케네디센터에 본인 이름을 넣으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무산될 전망이다. 야심 차게 준비 중인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 공연은 유명 가수들의 외면을 당하게 생겼다. 예술계에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이 고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케네디센터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지 못하게 제동을 건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판사를 이틀째 비난했다. “쿠퍼 판사 아내인 에이미 제프리스는 급진 좌파 민주당원”이라며 쿠퍼 판사가 개명 불허 판결을 한 게 “아마 자기 아내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쿠퍼 판사는 의회 승인 없이 케네디센터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판결하며 센터 외벽 등에 추가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14일 이내에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쿠퍼 판사는 7월부터 2년간 진행될 예정이던 센터 전면 개보수 공사도 일시 중단시켰다.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센터 폐쇄 때 각종 문화 공연 프로그램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데 소홀했다고 지적하면서다.
케네디센터 개명과 공사는 지난해 1월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 진영을 상대로 나선 ‘문화 전쟁’의 일환이었다. 그가 직접 이사장을 맡고 이사진을 물갈이한 센터는 지난해 12월 센터 이름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바꾸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센터가 개명된 뒤 이곳에서 하기로 했던 공연을 취소하는 예술가들이 속출했다.
망신스러운 판결에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발끈했다. 트루스소셜을 통해 쿠퍼 판사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로 소개한 뒤, 센터를 물리적·재정적·예술적으로 재건할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더는 관여할 의향이 없다며 운영 권한을 의회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인기 가수들을 초청해 거창하게 열려던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 콘서트 ‘프리덤 250’도 초라해질 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행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가수들이 줄줄이 불참 선언을 하고 나서면서다. 그래미상을 받은 유명 래퍼 영 MC는 SNS를 통해 “이 행사가 어떤 정치적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아티스트들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출연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소 5명의 음악가가 참여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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