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사망으로 출생신고 못하는데 국적이탈 어떻게⋯”
▶ 뉴욕 한인 2세 청구, “직무유기로 기본권 침해”, 공관 잘못된 안내도 지적
미국 태생 한인 2·3세들의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를 다루는 아홉 번째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 소송은 부모 사망 등으로 행정절차상 국적이탈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례를 다루고 있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주목된다.
뉴욕 거주 선천적 복수국적자 한인 2세 아이린 영선 홍(15)양은 현행 국적법의 국적이탈 신고 및 국적선택 명령 조항이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국적이탈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지난 2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2026 헌마1032)을 접수했다.
홍양은 출생 당시 어머니가 미국 시민권자, 아버지가 영주권자였기에 한국 국적법상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됐다. 현행 국적이탈제도는 여성의 경우 만 22세 이전 국적이탈이 가능하지만, 신고를 위해 부모의 혼인신고와 출생신고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홍양은 어머니가 사망해 출생신고를 할 수 없어 국적이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문제를 13년째 다뤄온 전종준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한인 2세 여성의 미 시민권자 어머니가 사망해 국적이탈이 불가능한 최초 사례”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적법 시행규칙은 청구인의 국적이탈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해외 출생 여성은 만 22세까지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을 자동 상실했으나, 2010년 개정으로 국적자동상실제가 폐지되고 국적선택명령제가 도입됐다. 국적선택명령을 받고 1년 안에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국적이 자동 상실되지만, 홍양처럼 한국에 출생신고가 없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를 파악할 제도적 방법이 없어 자동상실이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복수국적자가 되어, 향후 미국 공직 진출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복수국적의 대물림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종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는 2020년 일부 결정에서 ‘출생신고는 부모의 의무’라며 국적이탈신고 관련 시행규칙을 합헌으로 판단했지만, 이번 헌법소원은 부모 사망, 이혼 등으로 출생신고가 불가능한 사례를 통해 위헌 판단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에서는 재외공관의 잘못된 영문 국적법 안내로 인한 혼선과 실효성없는 국적선택명령제도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주미대사관의 영문 안내는 여성의 국적선택을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휴스턴 총영사관 안내는 복수국적 유지를 희망할 경우 만 22세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고 명시, 복수국적 유지 신청을 하지 않으면 국적이 자동 상실되는 것처럼 오인하게 한다.
대부분 해외 출생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주소지 파악이 어려워 법무부 장관이 국적선택명령을 내릴 수 없으며, 그 결과 한국 국적 자동 상실 기회가 박탈된다. 법무부는 수년 전 한인 2세들에게 개별 통보를 하지 못한 사실과 한계를 인정하며 ‘양해’를 구한 바 있으며, 이번 헌법소원에 해당 공문서가 증거로 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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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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