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산신청 35세이하 채무자 99년 한해에만 46만여명
신용카드빚에 깔려 허덕이는 젊은이들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금융자업체인 넬리 메이 (Nellie Mae)가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학부생들의 신용카드 평균채무액은 불과 2년사이에 1,000달러 가까이 늘어났다. 98년에 1,879달러였던 것이 2000년에는 2,748달러로 증가했다.
98년에 평균 4,925달러에 달했던 대학원생들의 카드빚은 2000년에 다소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4,776달러로 여전히 높다.
재정전문가들은 18-35세의 연령층에 속한 미국의 젊은 세대는 신용경제의 부산물인 "빚의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고 지적했다.
대공황을 겪었던 부모세대와는 달리 물질적 풍요속에 성장한 이들은 카드사들이 다투어 발급하는 신용카드로 새 차와 하이테크 장비들을 장만하고 외식을 즐긴다. 빚의 문화에 익숙한 탓에 채무를 당연시하고 겁을 먹지 않는다.
결과는 자명하다. 지난 99년 한해동안 빚더미에 깔려 파산을 신청한 35세 이하의 채무자는 46만1,000명으로 추산됐다. 91년의 38만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소비자 신용상담을 해주는 덴버의 컨슈머 크레딧 카운셀링 서비스사는 18~35세의 연령층이 전체 고객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의 채무액수 역시 타 연령층에 비해 30%가량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젊은층의 빚이 늘어나는 주된 이유는 카드를 발급받기 쉬워졌고 학비융자가 늘어났으며 물신주의가 판을 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넬리 메이의 니나 프리카츠스키 부사장은 졸업후의 상환능력을 평가해 학생들에게 크레딧카드를 제공하는 카드사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생 카드소지자의 비율은 98년에는 67%였으나 지난 해에는 78%로 높아졌다. 이들중 32%는 4개 이상의 서로 다른 카드를 갖고 있다. 2년전에 비해 27포인트나 늘어난 셈이다.
학비융자도 젊은 빚쟁이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4년제 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1980년에는 7,207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 해에는 1만6,632달러로 뛰어올랐다. 이 때문에 35세 이하의 가장이 짊어진 평균 학비융자금만도 1만5,700달러에 달한다.
젊은층들은 ‘멜로스 플레이스’나 ‘베버리힐스 90210’등의 트렌디 드라마의 영향도 강하게 받는다. 입에 풀칠하기 바쁘면서도 DVD 플레이어와 빅스크린 TV를 갖춰야 하고 초고속 인터넷접속회선인 DSL을 깔아야 한다. 셀폰과 페이저, 음성사서함은 기본이다. 물론 이들을 현찰을 주고 구입하진 않는다. 거의 모두가 신용카드로 긁어댄다. 빚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층에게 신용카드는 파산을 부르는 부적인지도 모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