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웃기 클럽’ 번창, 기분 좋아지고 건강도 좋아져
요즘 미국엔 별 이유없이 그냥 같이 웃으려고 모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고, 더 충만한 삶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웃자는 이 기묘한 현상은 미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로 어떤 사람은 ‘운동’이라고까지 표현한다. 공원이나 아파트에 모여 이들은 깔깔, 낄낄, 껄걸, 호호, 하하거리며 웃을 수 있는 모든 웃음을 웃는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공원에도 10여명의 남녀가 모였다. 대부분 서로 초면인 이들이 둥그렇게 모여서자 이날의 강사 킴 코빈은 서로 손을 잡으라고 했다. 오케스트라 지휘봉같이 생긴 은색 막대기를 들고 코빈은 ‘호,호,하,하,하"라고 외쳤다. 그룹은 금방 알아듣고 처음엔 자기들이 얼마나 바보같아 보일까 생각하면서 따라 했지만 곧 바보 같아 보이는 것이 그렇게 괴로운 일은 아님을 깨달았다. 그렇게 일부러 시작한 웃음이 곧 자발적인 웃음으로 연결됐고 연이어서 터져 나온 웃음 때문에 사람들은 배를 쥐고 잔디 위를 뒹굴었다.
웃기 지도자 자격증까지 갖춘 코빈의 지도로 ‘사자 웃음’’병아리 웃음’’소리 안나는 웃음’등도 연습한 이들중 그렇게 웃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웃으려 모이는 사람들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몇십년전 작가 노먼 커즌스도 비타민 C와 커미디 영화로 퇴행성 척추병을 고친 자신의 경험을 내세우며 웃음의 치유능력에 초점을 맞춘 웃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벌였었는데 요즘 웃는 추세는 중요한 면에서 커즌스와 다르다. 바로 코미디나 유머, 조크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점인데 그렇다고 치유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UC 어바인 교수로 웃음에 관한 권위자인 리 버크는 "어떻게든 웃으면 인체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진다"고 말한다.
현재 미국의 웃기 현상의 배후에 있는 사람은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심리학자인 스티브 윌슨(61)으로 그는 인도 봄베이의 의사 마단 카타리아(46)에게서 배웠다. ‘너털웃음의 도사’로 불리는 카타리아는 인도에 1000개,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 극동 및 최근엔 미국까지 150개쯤 되는 ‘웃기 클럽’을 만들거나 만들도록 도와주는 이로 유명하다.
억지로라도 실컷 웃고 나면 환자들의 면역력이 향상됨을 몇 년에 걸쳐 관찰한 그는 1995년에 웃기 클럽을 만들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엔 봄베이의 공원에서 모인 첫 클럽에 농담 잘하는 친구들을 초청하여 웃겼으나 곧 웃음 소재가 부족해지자 요가를 바탕으로 한, ‘생각없이’ 웃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가 시작한 웃기 운동은 인도 태생의 영화제작자 미라 네이어에 의해 ‘인도의 웃는 클럽’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다음달에 개봉될 예정이기도 하다.
인도에서는 1998년부터 ‘세계웃음의 날’이 제정되어 지켜지고 있는데 작년 봄 처음으로 미국에서도 이날을 축하한 미국 사람들은 올해는 5월의 첫 번째 일요일인 5일,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봄베이의 웃기 운동에 관심을 가진 윌슨은 1998년 카타리아를 만나 미국에서도 웃음의 메시지를 퍼뜨리라는 격려를 받고 그해 여름에 ‘세계웃음투어’라는 단체를 조직하고 2년후부터 웃음지도자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2주 코스를 마치고 자격증을 받은 사람은 16~84세에 걸친 225명으로 이들중 3분의 2가 매주 150회에 걸친 웃기 강좌를 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웃음은 지구상에서 웃을 줄 아는 생물은 오직 인류뿐인 것으로 믿어지며 사람치고 유머를 모르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웃을 줄 알고 어디서건 웃음이라는 즐거운 형태의 명상을 체험할 수 있다. "생활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윌슨은 웃기 운동이 하도 보람있어 2000년 여름, 40년동안 해온 심리상담소를 폐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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