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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정희 편집위원>
“어제 밤에 몇시간 잤어요?”“4시간밖에 못 잤지만 잠 못잔게 하나도 아깝지 않더군요”“한국 축구 많이 변했어요. 영국, 프랑스팀과 싸워서 좋은 성적 냈던 게 우연이 아니었더군요”…
한국이 월드컵 예선전에서 첫 승리를 거둔 4일, 한인타운의 하루는 ‘축구’로 시작해서 ‘축구’로 끝났다. 직장이건, 거리건, 식당이건 화제는 단 하나 ‘축구’였다. 전체 관전평에서부터 시작해, 선수들 칭찬, 히딩크 감독 칭찬, 폴란드 팀 패인 분석 … 이어지다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거대한 붉은 물결과 붉은 함성의 열정적인 응원. 12만 회원의 ‘붉은 악마’와 7,500명 회원의 ‘코팀파’(코리아 팀 파이팅)가 주축이 돼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을 가득 메운 붉은 인파는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선동적이어서, 경기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다는 것이 TV중계를 본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한국에서는 경기장뿐 아니라 광장, 캠퍼스, 길거리, 술집 등 곳곳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고 시민들이 그 앞에 모여서 응원을 하느라 전국이 함성의 도가니였다. 대한민국 전국민이 응원단이 된 것이다.
70년대 초반 한국에서 국가대표선수 생활을 하다 LA로 이민온 K씨는 “대표팀의 실력뿐 아니라 한국인들의 응원 태도도 많이 성숙했다”고 지적한다. 한국 관중들은 너무 다혈질이어서 선수들이 조금 잘한다 싶으면 열광하다가 몇번 골을 놓치면 즉시 냉담해지곤 하는 것이 얼마전까지의 일이었는데, 이번에는 일관성있는 응원이 선수들의 선전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응원은 한마디로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지요. 특히 경기중 몸이 제대로 안풀릴 때, 상대팀 선수와의 격렬한 태클로 넘어졌을 때 응원소리의 효력은 대단합니다. 피곤한 것도, 아픈 것도 다 잊고 달리게 하지요”
아픔도, 피로도 못 느끼게 한다면 그건 바로 마약인데 실제로 응원은 선수들에게 그런 효과를 준다. 우리 뇌속에 있는 모르핀 비슷한 호르몬을 분비하게 한다.
‘소망 실현 성공법칙’이라는 이론이 있다. 매사가 마음먹는 대로 된다는 원리이다.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기고 나쁜 생각을 하면 나쁜 일이 생긴다는 내용.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기분 좋은 방향으로 긍정적 사고를 하면 뇌에서 모르핀 같은 호르몬이 분비돼 상상할수 없던 능력을 발휘할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고 있다.
이번 한국-폴란드 경기는 응원단과 선수들이 서로 기분 좋은 자극을 보내며 뇌속의 모르핀이 듬뿍 분비되게 만든 기회였다. 며칠 후 미국과의 경기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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