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맥민스(73)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양동이 가득 물을 받아 집밖으로 운반해야 한다. 그의 집에는 실내 욕실이 없다. 욕실이 없는데 수세식 변기가 놓인 화장실이 있을리 없다.
맥민스는 본채에서 멀찍이 떨어진 뒷간을 들락일때마다 양동이로 물을 퍼부어 ‘뒷처리’를 한다. 전등조차 달려있지 않은 뒷간은 방울뱀을 비롯한 독사들의 ‘별장’이다. 해가 떨어진 후 뒷간에 가려면 말 그대로 목숨을 담보해야 한다. 맥민스도 해가 진 후에는 변기좌석을 씌워놓은 양동이에 걸터앉아 일을 본다.
실내욕실이 없으니 목욕을 하는 것 역시 고역이다.
더운 물로 몸을 씻으려면 큰맘을 먹어야 한다. 목욕을 하려면 마당에 설치된 수돗가에서 물을 받아 장작불로 데운 후 부엌에 끌어다 놓은 목제욕조로 옮겨 부어야 한다. 그래도 그동안 1주일에 3~4번은 목욕을 했지만 이제는 힘이 부쳐 횟수를 줄일까 생각중이다. 우물에서 물까지 길어야 했던 5년전 보다는 사정이 나아졌으나 기력이 쇠잔해진 탓인지 손이 많이 가는 목욕준비가 지겹기만 하다.
맥민스는 아프리카 오지의 주민이 아니라 미국 앨라배마주에 거주하는 흑인 노인이다. 블랙벨트 (흑인대)로 알려진 남부지방에는 맥민스 노인처럼 실내 화장실이나 욕조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집안까지 수도관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남아 있는데서 오는 현상이다.
2000년도 센서스에 따르면 미국내 전체 가구의 0.64%에 해당하는 67만986가구가 실내 욕조와 화장실 없이 생활하고 있다. 90년도의 72만1,693가구에 비하면 그래도 형편이 조금 나아진 셈이다.
실내화장실 ‘부재율’이 가장 높은 주는 알래스카(6.3%. 1만4,003가구), 뉴멕시코(1.8%), 애리조나(1.1%), 하와이(1%), 웨스트 버지니아(1%), 콜럼비아 특별구(0.9%), 켄터키(0.9%), 메인(0.9%), 미시시피(0.9%)와 아칸소(0.8%)의 순이다.
몽고메리소재 오번대학의 돈 보기 교수는 "믿기 힘들지 몰라도 미시시피나 알라배마 오지에는 평생 수돗물 맛을 보지 못한 주민들도 있다"며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온 벽지 거주자들중에는 수세식 화장실이나 냉온수가 모두 나오는 욕조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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