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 마세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애지중지 키우는 좌완투수 봉중근(22·사진)이 구단 수뇌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화끈한 무력시위(?)를 펼쳐 내년도 브레이브스 로테이션 합류를 향한 피치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유망주들의 집결지인 애리조나 폴 리그(AFL)에서 뛰고 있는 봉중근은 지난 주 2차례 선발등판에서 합계 10이닝동안 상대팀 타선을 산발 4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빼어난 역투를 보여 리그 7주차 ‘이 주일의 투수(Pitcher of the Week)’로 선정됐다. 시카고 컵스의 유망주 최희섭이 4, 5주차 ‘이 주일의 선수’를 2연패한데 이어 한국선수론 올해 3번째 주간 MVP 수상.
그러나 주간 MVP보다도 봉중근에게 더 값진 수확은 브레이브스의 수뇌부에 확실한 눈 도장을 찍은 것이다. 그랜드캐년 래프터스 소속인 봉중근은 지난 12일 애리조나 투산에서 벌어진 메사 솔라삭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 경기가 특히 중요했던 것은 브레이브스 단장(GM) 잔 슈어홀츠를 비롯, 부단장 프랭크 렌, 선수개발담당디렉터 데이튼 무어 등이 모두 경기장에 찾아와 직접 경기를 지켜봤다는 사실. 이들이 팀 최고 유망주가 얼마나 메이저리그에 근접했는지 알고 싶어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리고 봉중근은 이들 앞에서 최고의 피칭을 보여 내년 시즌엔 꼭 애틀랜타행 티켓을 잡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6이닝동안 삼진 6개를 곁들인 산발 3안타 무실점의 호투. 덤으로 승리투수가 돼 AFL 3승(1패)째를 챙겼으나 성적보다는 내용이 우선이었다.
봉중근은 이어 17일 메리베일 사구아로스와의 경기에서 4이닝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고 셧아웃 행진을 이어가 지난주 2번의 등판에서 10이닝 무실점의 기록을 남기며 ‘이 주일의 투수’를 확정지었다. 올 시즌 브레이브스의 더블A팀인 그린빌에서 ‘올해의 투수’로 선정된 봉중근은 이번 AFL에서 방어율 1.50을 기록, 리그 랭킹 5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브레이브스는 이미 팀의 탑2 에이스인 그렉 매덕스와 탐 글래빈이 프리에이전트로 떠나갈 것이 유력시돼 내년도 선발진 구상이 시급한 상황. 지난주 단행된 3팀 트레이드로 전 콜로라도 로키스 좌완투수 마이크 햄튼을 확보했으나 아직도 선발진 한 자리는 그냥 비어있다. 일단 관계자들은 봉중근이 내년 시즌 트리플A 리치몬드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번 AFL에서의 활약으로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제5선발에 도전할 기회는 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