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행원모집에 명문대 출신 몰려
대학원 진학, 본국기업 노크도
한인 고학력 구직자들이 최근 10년래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있다. 미 기업은 물론이고, 타운 내 웬만한 업체에 입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직장을 못 구한 학생들은 대학원과 본국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 9월 신입행원 10여명을 뽑은 나라은행 측은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대학원 졸업은 기본이고, ‘살로만 스미스 바니’ ‘나사’와 같은 대형 회사에 근무하거나 CPA자격증을 갖고있는 지원자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하버드와 프린스턴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이들도 있었다.
나라은행 인사담당 애니 안씨는 “미 경기의 전반적인 침체로 우수인력이 타운에 많이 유입되고 있다”며 “자격조건을 초과한 지원자가 원서를 낼 때는 정중히 사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SDI아메리카 해외 석·박사 채용담당관 박태준씨도 “최근 우수한 실력과 경력을 갖춘 한인 고학력자의 지원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업체 관계자와는 반대로 좁은 취업문을 뚫어야하는 학생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이중언어 사용자를 선호한다는 업체 관계자의 설명에 뒤늦게 한글학교에도 등록해 보지만 합격통지서를 손에 넣기는 쉽지 않다. 차선책으로 대학원에 지원해보지만 역시 만만치 않다.
UCLA대학원의 경우 이번 가을학기 입학 지원자가 2만 명을 훨씬 넘었다. 이는 예년보다 33%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공대와 경영대 등 취업에 유리한 대학원에는 지난해에 비해 2배정도 늘어난 지원자가 몰렸다. 하지만 어렵게 대학원에 입학해도 취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UCLA한인대학원생회 서영호 회장은 “대부분 대학원생들이 미국 기업에 취직하는 게 꿈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기가 힘든 실정이어서 상당수 학생들은 LG, 삼성, 현대자동차 등 한국기업의 지상사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으며 UC버클리 4학년에 재학중인 셰릴 김양은 “가을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모든 졸업 예정자들의 관심은 온통 취업에 쏠려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학력 구직자가 타운업계와 지상사 등에 몰리는 것은 9·11테러의 여파로 따른 경기불안심리와 미 대기업의 인력동결 및 감원조치로 신규 취업자들이 발붙일 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의 미국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하다 최근 나라은행에 취직한 크리스 김(28)씨는 “무조건 큰 회사를 고집하기보다 성장가능성 있는 회사를 선택,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게 현명하다는 쪽으로 젊은 세대의 취업관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argos@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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