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보다 논쟁거리 중심
섹션강화등 ‘노쇠’탈피
"독자판단 오도" 우려도미국의 대표적 권위지 뉴욕 타임스가 변하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최신호(12월 9일자)에서 151년 전통의 뉴욕 타임스가 “어제 발생한 일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기보다는 독자가 내일 무엇을 생각하고 찾아야 할 것인가를 판단하게 하는 신문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스의 변화는 좌익 진보 성향의 하월 레인스(59) 주필이 편집국장으로 취임한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그는 취임사에서 “그동안 타임스는 정부와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관보에 가까웠다”며 “앞으로는 ‘정부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사회적인 논쟁거리가 되는가’를 기사 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뉴욕 타임스가 올 초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발언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로버트 토리첼리 전 민주당 상원의원의 부패 스캔들을 집요하게 보도해 결국 출마를 포기시킨 것은 ‘타임스 답지 않은’ 보도 태도라고 평가했다. 타임스는 또 직설적이고 유행에 민감한 기명 사설을 과감히 실어 젊은 지식층을 끌어들이고, 예술ㆍ레저 섹션과 보도 사진을 강화하는 등 노쇠한 보수지라는 이미지 탈피에 애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는 당장 신문 가판대에서 나타났다. 지난 6개월 간 USA 투데이 등 다른 유력지들의 발행 부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뉴욕 타임스만은 예외였다. 지난해 퓰리처상 7개 부문을 휩쓴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평가이다. 1917년 퓰리처상 제정 이래 한 해 단일 언론사의 최다 수상 기록은 3개 부문이었다.
하지만 타임스의 변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크다. 언론 비평가인 데이브 코펠은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뉴욕 타임스가 사실 보도를 벗어나 가치 판단을 내릴 경우 독자는 물론 다른 언론들까지 그것을 진실로 믿어버릴 위험이 있다. 논쟁거리 제공을 넘어서 논쟁의 결론까지 제공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진다는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타임스 내부에서도 “공정ㆍ공평이라는 창간 당시의 이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반 레인스파들이 생겨나고 있다.
최문선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