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승리 분석19일 막을 내린 ‘2002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승리는 해방이후 50여년간 지속돼 온 ‘낡은 정치’를 청산하자는 구호가 기존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표심과 제대로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 당선자는 이번 대선기간중 북풍과 도청의혹 등 각종 악재가 터져 나왔지만 이를 구시대적 발상으로 몰아붙이며 ‘새정치’를 향한 비전을 제시, 위기를 극복해 갔고 당내에서 분열조짐이 있을 때마다 정면돌파를 통한 국민후보임을 강조하면서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넘는 20-30대를 대거 끌어안은 것이 곧바로 표로 연결됐다. 특히 대부분이 20대 젊은층으로 전체 유권자의 2.5%에 달하는 부재자 투표자는 노 후보의 당선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 됐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전체 부재자 투표대상자 86만7,000명중 81만5,000명이 투표에 참여해 노 당선자에게 50만3,000여표를 몰아줬고 이회창 후보는 24만표를 얻는데 그쳤다.
비록 숫자만을 놓고 분석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두 후보의 부재자투표 득표차 26만3,000표가 이번 대선 전체 득표차 57만여표의 46%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보에겐 정말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도 빼놓을 수 없는 승리의 요인이다. 비록 유세 마지막날 밤 악연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정 대표와의 단일화를 통해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며 열세를 우세로 반전시켰다. 특히 정 대표의 지지철회 발언은 한때 노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지지자들의 결집을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경남지역에서 동정표까지 나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중파전과 사이버전에서의 압도적인 우세 역시 승리를 거머쥐는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고 행정수도 이전은 충청권 표심을 잡기에 충분했다.
다른 후보들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여전히 아들 병역기피 의혹 사건으로 인한 도덕성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물론 보다 과감한 선거전을 치러야 한다는 일부 당직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히 유권자들의 마음에 심어주지 못했고, 노 당선자의 표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득표율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도 승리에 도움이 됐다.
<서울=황성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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