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서재응·봉중근 ‘안개속’
송승준·안병학은 마이너리그로
‘특급’은 주춤, ‘잠수함’은 쾌속항진.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는 개막전 선발에 영예를 이스마엘 발데스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꿰찬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우울하다. 지난해 부상 속에 9승에 그쳤던 박찬호는 시범경기에서 에이스 부활을 노렸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실망스럽다. 지난 2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2이닝 5실점, 6일 캔사스시티 로열스전에서 2⅔이닝 6실점 등 2경기에서 방어율이 무려 21.21(11자책점)까지 치솟아 에이스 자존심을 구겼고 설상가상으로 11일 다이아몬드백스전은 훈련 중 당한 무릎 부상으로 등판이 취소되는 수모까지 당했다. 16일 경기도 비로인해 취소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아직 남은 등판에서 부진을 만회할 기회가 남아 있지만 오는 30일 애나하임 에인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장담할 수 없게 되는 등 에이스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
반면 24살 동갑인 김병현과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은 인상적인 활약으로 올해 자신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36세이브를 거둔 마무리에서 올 시즌 선발로의 보직 전환에 도전한 김병현은 4차례의 등판(3차례 선발)에서 사실상 합격점을 받았다.
스프링 캠프 마감이 2주일 남짓 남은 가운데 김병현의 선발 진입을 알리는 각종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애리조나 리퍼블릭>과 <이스트 밸리 트리뷴>은 16일자서 당초 4선발로 내정됐던 존 패터슨의 부진을 따갑게 지적, 김병현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에 힘을 실었다.
이어 ‘야후 스포츠’는 올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들을 점검하면서 “김병현과 미겔 바티스타가 벌이던 다이아몬드백스의 5선발 경쟁은 이미 김병현의 승리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주전 1루수를 노리는 최희섭도 에릭 캐로스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시범 13경기에서 아직 홈런을 터뜨리진 못했지만 지난 15일 에인절스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는 등 3할대 타율(0.313)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5선발을 노리는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와 봉중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서재응(뉴욕 메츠)은 좁은 틈을 비집고 최종 낙점받을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시애틀 매리너스의 추신수는 25타수 6안타(타율 0.240) 3타점에 그치며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고, 송승준(엑스포스)과 안병학(시카고 화이트삭스)은 이미 마이너리그로 돌아갔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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