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발데스에 정규시즌 제1선발 자리내줘
올해 ML 개막전될 30일 에인절스전 등판못해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코리안특급’ 박찬호(29)가 텍사스 레인저스의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자리를 오랜 라이벌 이스마엘 발데스에 내주고 제2선발로 밀려났다. 레인저스 벅 쇼월터 감독은 21일 발데스를 정규시즌 제1선발로 하고 박찬호를 제2선발, 잔 톰슨을 제3선발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성적과 최근 호조를 보인 발데스의 급부상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구석에 설마 하던 일이 막상 현실로 다가온 것은 박찬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개막전 선발등판이 상징적인 영예일 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평균연봉 1,300만달러를 받는 박찬호가 올해 250만달러를 받는 발데스에 밀려난 것은 아무리 뜯어봐도 박찬호로선 굴욕적인 일임에 분명하기 때문.
더구나 올해 레인저스의 시즌 개막전은 곧 메이저리그 시즌의 개막전이다. 당초 예정됐던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A’s의 일본 2연전 오프닝 시리즈가 이라크전 발발로 취소됨에 따라 오는 30일 벌어지는 월드시리즈 챔피언 애나하임 에인절스 대 레인저스의 경기는 명실상부한 올해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됐다. 전 미국은 물론 세계가 지켜볼 이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대신 벤치에 앉아 추락한 에이스로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은 박찬호로선 참기 어려운 순간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가 더욱 박찬호를 김새게 하는 것은 그가 22일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 등판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지난 17일 A’s전 호투(4⅔이닝 1실점)에 이어 개막전 상대인 에인절스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호투를 보이며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려 했으나 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내 스케줄에 맞춰 최선을 다해 던질 뿐”이라며 겉으로는 개의치 않는 표정이지만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입술을 깨물고 시즌에 임해야 하게 됐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