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경 3자회담서 "가까운 장래에 핵실험" 밝혀
북한은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북 3자회담에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시인하고 “가까운 장래에 핵실험을 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을 위협했다고 CNN 방송 등 미 언론들이 25일 일제히 보도했다.
CNN은 베이징 3자회담에 참석한 미국측 대표단과 밀접한 소식통을 인용, “북측 수석대표인 리근 외무성 부국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시인한 뒤 제임스 켈리 미국측 대표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며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반응을 탐색하려 들었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다른 고위 행정부 관리의 말을 빌어 “북한측 대표는 미국이 불가침 보장 문서에 서명한다면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으나 이미 보유한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MSNBC도 “북한측이 3자 회담에서 영변 원자로의 폐연료봉을 이미 재처리했으며 미국이 평양과의 직접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플루토늄을 수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전했다. 폐연료봉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은 핵폭탄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예상치 못했던 북측의 ‘폭탄 선언’과 관련, 부시 행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1~2개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보 당국의 보고서가 확인된 셈”이라며 “이로써 북한은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9번째 국가가 되었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은 그러나 “북한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며 “이번 발언은 앞으로 있을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협상 카드용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의 “도발적이고 대담한” 발언으로 지난 10월 이후 6개월만에 성사된 북한과 미국 대표의 3일 일정의 대좌는 예정보다 하루 일찍 끝이 났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24일 워싱턴DC의 아시아 태평양위원회 모임에서 “3자회담에 참석한 미·중·북 당사국들은 각국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했다”며 “대표들은 각자 회담에서 제기된 여러 제안들을 검토·분석한 후 후속 회담을 가질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국무부 관리는 3자회담이 “일시적으로 결렬됐다”며 25일 회담이 재개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