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 식당 화장실 특징의 하나는 광고가 많다는 점이다. 벽면마다 호출 택시 전화에서 술 광고, 행사 포스터 등으로 꽉 메워진 곳이 하나 둘이 아니다.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지만 광고에 있어서 만은 한인 사회가 주류 사회를 앞질러 가는 모양이다. 최근 미 광고계에서는 ‘꼼짝 못하는 시청자’(captive audience)를 노리는 광고가 대유행이다. 화장실만큼 잠재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끌 수 있는 곳은 없으며 따라서 광고 효과도 최고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미 기업 화장실에는 평면 TV가 설치돼 시시각각으로 정보와 광고를 내보내며 모션 디텍터까지 장치돼 사람이 올 때만 소리를 낸다. 앞으로는 볼 일을 보며 물건을 주문할 수 있는 인터액티브 TV까지 등장할 전망이다. 식당 화장실의 경우는 성별, 인종별, 연령별로 원하는 고객을 집중 공략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건물주들은 이를 설치해 주고 광고 회사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기뻐하고 있다.
3대 네트웍이 TV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던 얼마 전까지 어디가 광고를 하느냐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TV 채널만 수 백 개를 헤아리고 인터넷이 발달된 지금 자기 물건을 사 줄 소비자를 찾는 것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게다가 리모콘으로 광고를 빼고 볼 수 있는 장치가 나오는가 하면 아예 보고 싶은 프로를 녹화해 두고 나중에 광고만 패스트 포워드 해 지나가는 사람도 많다.
이에 따라 기업과 광고주들은 ‘꼼짝 못하는 시청자’를 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 화장실 못지 않게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곳의 하나가 엘리베이터다. 이 역시 한번 들어오면 수분 동안 꼼짝없이 광고 메시지를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평면 TV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캡티베이트라는 회사는 북미주 400개 건물에 이미 4,200개의 평면 TV를 설치했다. 건물주는 여기서도 광고주로부터 임대료를 챙겨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골프 카트에서 택시, 버스에 이르기까지 잠재 고객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나 평면 TV가 등장하고 있다. 뉴욕 시내 택시 400대에는 시의 역사부터 식당 안내 등 온갖 정보를 담은 평면 TV가 시험적으로 설치돼 있다. 뿐만 아니라 가주 일부 지역에서는 지나다니는 차량 운전자가 즐겨 듣는 라디오 방송국을 알아내 그 소비 계층의 눈길을 끌만한 광고를 내보내는 첨단 전자 빌보드까지 등장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함께 광고 방식도 기기묘묘해 지고 있다. 한인타운의 식당과 엘리베이터, 택시 안에서 평면 TV를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민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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