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비상이다. 입국자에 대한 방역이 강화된다. 환자가 발생하면 격리조치를 한다. 비상사태에 접근하는 스타일이 그런데 나라마다 다르다.
한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사스 환자로 확인된다. 그러면 환자는 말할 것도 없다. 의사도 격리된다. 병원 전체가 봉쇄된 탓이다. 병원 밖을 나가려면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든지 시체가 되든지 둘 중의 하나다.
친지가 입원해 있어 병문안을 갔다. 그런데 그 병원에서 사스 환자가 발견됐다. 무조건 통제다. 그러므로 방문객도 격리된다. 중국식이다.
북한에 사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그렇지만 사스 유입 방지에 가장 극단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나라가 북한이다.
사실상 전 국경이 봉쇄됐다. 외부 세계와 거의 유일한 통로인 평양베이징 항공노선도 끊겼다. 외국서 들어온 것이라면 무조건 격리된다. 전혀 예외가 없다.
남북장관급회담 대표단 전세기 승무원들이 15시간동안 기내에 꼼짝없이 갇혀 지내다가 돌아왔다. ‘외국서 들어온 것’에는 사람도 포함된다는 말이다.
외국 외교관, 심지어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을 도우러 온 국제기구 요원도 예외가 아니다. 무조건 격리다. 거기에는 최소한의 예의도, 배려도 없다.
북한이 공포에 떠는 건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전혀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굶주려온 수백만 북한주민은 극히 허약하다. 게다가 의료시스템은 거덜났다. 그러니 바이러스가 침투 하는 날이면 것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온다.
북한 당국은 동시에 다른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는 소식이다. 그 진원지가 이번에는 중국이 아니다.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다.
할리웃 영화와 각종 포르노물. 그리고 한국의 연속극이 그 바이러스다. 이 제국주의형 바이러스 침투 상황은 날로 심각, 특단의 대책이 요망된다는 내부 문건을 북한 당국이 돌렸다는 타임지 보도다.
그 중 가장 치명적 바이러스는 한국의 연속극인 모양이다. 포르노는 한물 갔고 한국 연속극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어 북한 주민들은 전기를 훔쳐서 밤새 연속극 시청에 여념이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바이러스 침투가 불가능한 ‘무세균의 외딴 섬’- 이런 게 가능하다고 보는 것인가.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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