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의 유입이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로 중국, 타이완, 홍콩 등 사스 감염 국가의 학생들을 27일 시작되는 서머스쿨 입학자 명단에서 취소한다는 방침을 밝힌 UC버클리 당국의 결정에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UC버클리는 지난 2일자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이같은 학교측 결정을 “보건당국의 강력한 권고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며 게재했으며 이미 등록한 500여명의 해당 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을 환불해 주기 시작했다.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연방질병통제센터(CDC)의 줄리 거버딩 디렉터는 6일 UC버클리의 사스 대처 방침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UC버클리의 로버트 버달 총장과 그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제하고 “캠퍼스 내의 학생들과 주민, 커뮤니티를 사스 감염 위험성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조치가 과연 적절했는가가 확인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아울러 전했다.
사스 감염국가 출신의 학생들도 많이 재학중인 UC버클리 캠퍼스 내에서의 학교 당국의 조치는 일부에게는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당연한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이 조치가 ‘이미 눈에 띄고 있는 아시안 학생 전체에 대한 인종차별 기류’를 더욱 더 조장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아시안 국가뿐 아니라 캐나다 등 전세계에서 사스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유독 아시아 국가 학생들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은 정당하고 합법적인 조치가 아니다.
대학의 강경 조치에 반발하는 이들은 아시안 학생들에 대해 무조건 문을 닫아걸기보다는 10일간 격리보호를 거치게 한 후라도 수강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대체안을 내놓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또 명문 UC버클리의 서머스쿨 수강을 희망하고 등록한 아시아 국가 학생들에게는 이번 조치가 ‘일생 중 한번 있을까 말까한 소중한 기회를 잃는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미 UC 버클리에 재학중인 해당 국가 출신 학생들은 “조국의 학생들이 미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미국생활도 배우는 모처럼의 기회를 잃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UC버클리 당국은 6일 CDC가 여행제한 국가로 지정한 국가 명단에서 싱가포르를 해제함에 따라 싱가포르를 여름학기 입학 제한 조치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또 UC버클리와 마찬가지로 해외국가 학생도 등록이 가능한 서머스쿨을 운영중인 UCLA와 UC어바인은 사스 확산에 대한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6일 현재까지는 UC버클리와 같은 조치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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