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중국산, 공급가 절반 유통”
겉보기엔 진품과 구분 힘들어
업주들 알면서 모른척 소비자만 봉
가짜담배가 문제다. 지난 해 9월부터 시작된 담배 대기업 필립모리스의 강력한 대응으로 5차례에 걸쳐 전국적으로 2,100여 개의 소매상들이 가짜 담배를 판 혐의로 피소되고 4개의 도매상, 5개의 밀수조직이 적발되는 등 가짜담배 판매가 큰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소송을 당한 한인 업주만 300여 명에 달하지만 가짜담배 판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가짜 담배’는 무엇이고 그 제조와 유통, 판매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가짜 담배의 실상을 밝히는 기획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흔히 말하는 가짜담배는 ‘위조상표 담배’를 말한다. 예를 들면 중국산 담배를, 중국에서 인쇄한 가짜 말보로 곽에 넣어 완제품 형태로 밀수해 들여와 파는 것을 가리킨다. 주로 필립모리스사의 말로보 라이트나 레귤러 말보로로 위조되기 때문에 통상 ‘위조 말보로상표 담배’로도 불린다.
가짜 담배는 밀수조직에서 한인 도매상과 중간상을 거쳐 리커·마켓등 소매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네트웍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팔리고 있다. 그 과정에 최소 수 십명의 한인 도매상과 중간상이 관계돼 있고, 규모도 상상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정확한 거래액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과거의 가짜 담배들은 납세필증이 붙어 있지 않거나 말보로 곽에 붙어 있는 ‘5마일’ 마일리지 표시가 없어 진위구분이 손쉬웠다. 그러나 최근 유통되는 가짜담배들은 마일리지 표시는 물론 위조 납세필증까지 완벽하게 위조돼 소비자들이 겉모양만으로 진위를 구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담배소송을 당한 한인소매업자들도 이런 이유 때문에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타운에서 어렵게 만난 한인 가짜 담배 공급상은 가짜인지 모르고 구입했다는 업주들의 말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신분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가짜 담배 중간상 C씨는 “인보이스를 주고받지 않고 중간상을 통해 정상가의 절반가격에 구입하는 담배는 100% 가짜”라고 말했다. C씨는 “겉모양으로 가짜 담배를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담배를 피워보면 즉시 진위여부를 알 수 있다. 한 모금만 들이 마시면 목이 막히는 듯한 느낌과 목에 통증을 느끼게 돼 금방 가짜를 구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마켓이나 리커등 소매상들도 외관상으로는 가짜 담배 여부를 알 수 없지만 정상가격보다 절반이상 싼 가격에 중간상으로부터 구입하는 담배는 이들 소매업주들도 번연히 가짜담배인 줄 알고 구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에서 가짜 담배를 포함해 소위 불법담배를 대량 판매하고 있는 한인 도매상만 5명정도로 수 십만 달러의 현금 동원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아래 단계에선 40여명의 한인 중간상들이 LA한인타운과 오렌지카운티, 샌디에고까지 주로 한인식당과 주점 등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암약하고 있다.
자신이 취급하고 있는 가짜담배는 중국산이라고 귀띰한 최씨는 “담배 1카튼당 5달러씩에 중국에서 들여온 가짜담배는 도매상-중간도매상-중간상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유흥업소 등에는 15달러에서 20달러에 판매되고 있고 한인마켓 등에도 20달러 정도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4만 카튼에서 4만 7,000여 카튼이 들어가는 한 컨테이너를 중국에서 밀반입할 경우 도매상은 단번에 10만 달러에서 15만 달러의 순이익을 남기게 돼 가짜 담배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불법담배는 담배가격이 싼 네바다주 콜로라도주 담배를 들여와 재판매하거나 멕시코산 담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포장과 납세필증을 정교하게 위조한 중국산 담배가 대부분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산 가짜담배가 처음 공식 확인된 것은 지난 해 6월 롱비치세관에서였다. 당시 세관은 “엘몬테에 있는 아시아 북스토어사가 중국 상하이소재 ‘캉키아 트레이드사’로부터 4만 카튼 분량의 위조담배를 밀반입하려한 것을 적발해 가짜 담배가 중국에서 제조된다는 통설이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
<김상목 기자>sangmok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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