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청명한 날씨에는 왠지 멘델스존의 ‘행복한 항해(서곡)’라도 들으며 먼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 욕구가 들곤한다. 마치 선장처럼 뱃머리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희망에 찬 먼 나라로 항해라도 하고 있다면 인생이 얼마나 로맨틱할까.
얼마전 아는 분의 권유로 ‘피츠카를도’라는 영화를 본적 있었다. ‘피츠카를도’라는 주인공이 남미 아마존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세우려다 실패한다는 내용인데 아마존강에 배를 띄우고 오페라를 연주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배의 유일한 관객 피츠키를도는 오페라가 연주되는 선창에서 시가를 피우며 마지막 자신의 못 다한 한을 잠재우는데 그 장면이 무척 멋져보였던 것은 아마도 흐르는 선율이 도지젯티의 오페라(사랑의 묘약)였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선상 오페라의 낭만성 때문이었을까?
이태리의 오페라를 듣고 있으면 늘 선상 오페라를 듣는 듯한 낭만의 노스텔지어같은 것이 느껴지곤 한다. 다소 외형적 사치로 가득차 있긴하나 순간적 아름다움으로의, 피안의 도피같은 감동의 떨림으로 다가오곤하는데 이는 비록 사소한 것이로되 몰입된 자에게는 ‘피츠카를도’와같은 영원의 피안을 안겨주기 때문은 아닌지.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공연했던 마스카니(伊, 1863-1945)의 오페라(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오랜만에 이태리 오페라의 진수를 느끼게한 좋은 공연이었다.
마스카니라는 이름은 대중에게는 생소하나 그의 대표작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나오는 간주곡 하나 만큼은 간주곡의 대명사처럼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라는 작품은 그동안 테입등을 통하여 여러 편 본적이 있으나 실제 공연과는 결코 비교 될 수 없었다. 풍부한 선율미, 생생한 현장감등은 꼭 한번 보기를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마스카니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라는 오페라 하나로 유명해진 작곡가였다. 물론 마스카니는 10여편이 넘는 오페라, 다수의 성악곡 및 피아노곡등을 남긴 20세기의 대표적인 작곡가중의 한 사람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외에는 마스카니의 작품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마스카니는 그의 생존 당시( 1902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야말로 자신의 명성에 오히려 손상을 입힌 작품이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아름답기 때문에 다른 작품은 안중에도 두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어딘가 행복한 고민처럼 들리기도 하고 어딘가 아이러니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 마스카니의 고백에서 우리는 서정미 가득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다시 한번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마스카니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외에도 ‘Zanetto’, ‘Iris’등 다수의 오페라들을 남겼으나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당대의 맞수 풋치니와는 대조적인 작품을 썼던 마스카니는 웬일인지 살아생전에늘 비평가들로부터 별 다른 반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그의 작품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서 보여주었듯 섬세하긴 하나 비제처럼 너무 무거운 감이 없지 않았다. 그의 작품들은 크게 대중화되지는 못했으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하나 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고금의 명곡으로 전세계 각국에서 앞을 다투어 연주되고 있다.
마스카니는 풋치니, 레온카발로등과 더불어 이태리 사실주의 의 대표적 작곡가이다. 극을 위한 노래라기 보다는 자신의 노래, 현실을 노래하고 있기에 더욱 깊은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격정적이었던 마스카니는 타고난 이탈리안 작곡가였다고 한다. 본능으로 호소하고 있는 그의 작품(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은 극이 주는 비극적인 요소가 아니더라도 서글픈 애수의 선율을 통해 만인에게 낯익은 방황의 서러움을 달래준다. 원래 법률가 지망생이었던 마스카니는 14세 때 음악으로 전향, 16세때 교향곡을 작곡했다. 밀라노(음악원)에서 풋치니와 함께 공부했으며 1889 손초뇨 출판사가 공모한 현상공모에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당선,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뒤 약관 27세때 이미 세계적인 음악가로 발돋움했다.
마스카니의 대표작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어느 부활절 시칠리아에서 일어난 사건을 그리고 있다. 투리두는 예전에 사랑하던 로라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하다가 결국 부활절 오후 로라의 남편 알피오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된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8일동안에 작곡된 작품으로 비록 1막으로 된 짧은 오페라이긴 하나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더불어 극적인 풍부함과 비슷한 주제로 인해 함께 연주되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SF 오페라 역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팔리아치’를 동시에 공연하고 있으며 성악적 측면에서 극찬을 받고 있다. 남은 공연-10월 2,5,8,11,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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