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동파 피해보상 과정서 차별대우
서명운동 끝에 사과편지. 보상금 받아내
한인 주민들이 똘똘 뭉쳐 거대 아파트 관리 회사의 횡포를 저지시켰다.
필라 교외 몽고메리 카운티 아빙턴 타운십에 있는 마운트 버몬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성훈(41 회사원)씨 등 한인 10여명은 지난 18일 아파트 보일러 동파에 따른 피해 보상에서 한인을 차별 대우하는 관리 회사에 대해 서명 운동까지 벌이는 치열한 공방전 끝에 사과 편지와 함께 보상금 지불이라는 약속을 받아냈다.
100여 가구가 입주해 있는 마우트 버몬 아파트는 지난 11일 폭설에 이은 폭우로 홍수가 나자 보일러가 침수돼 고장났다. 이 같은 일은 작년에도 발생했는데 올해도 반복됐다. 아파트 관리 회사인 아크 프로퍼티 회사 관계자들은 가구 당 전기 난로 2~3개씩을 지급하면서 보일러를 신속하게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밤부터 기온이 화씨 30도 이하의 영하 날씨가 계속되는데도 보일러 수리 작업은 진척이 없었다. 100여 가구 주민들은 난방은커녕 온수가 나오지 않아 세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일부 주민들은 추위를 견디지 못해 인근 호텔에 투숙했다.
특히 이성훈 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 2명이 독감에 걸려 등교까지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자 아파트 관리 사무실에 신속하게 수리를 당부했으나 부속품을 주문했다는 이유만 대며 마이동풍 격이었다. 그러자 이 씨는 이웃 주민들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관리 사무실이 작년에 미국인 입주 자들에게는 가구 당 피해 보상금을 지급했으나 한인 등 소수 민족은 차별 대우한 것을 알아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이웃인 정종열 씨 등과 밤마다 각 한인 가정을 방문해 관리 사무소의 횡포를 설명한 뒤 타운 십 등 관계 당국과 지역 신문 등에 이 같은 차별 대우를 알리기 위한 서명 작업을 벌였다. 서명자는 순식간에 16 가구로 불어났다. 타운 십 관계자도 처음에는 시큰둥했으나 서명 서류 등을 보더니 자세가 바뀌어 적극 대처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브라이언 조나 아파트 관리 사무소장이 이성훈 씨에게 협상을 제의했으며 보일러도 6일만에 정상 가동됐다. 이 씨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피해 보상금으로 2 베드룸은 가구 당 하루 25달러 씩 150달러, 3 베드룸은 하루 35달러 씩 210달러를 받아냈으며 이와 별도로 약품 등 개인 지출 비용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결국 브라이언 조나 소장은 지난 18일 정중한 사과 편지와 함께 주민들의 보상 요구를 수용했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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