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되면 아직도 괜스레 마음이 설레곤 한다. 눈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기대할 수 없어도 크리스마스 때는 가까운 산에 있는 스키장에 가서 쌓인 눈이라도 한 번 밟아보곤 하는 것이 캘리포니아로 온 다음부터 매년 크리스마스에 하는 일이다. 누구나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아주 어린 시절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교회에서 성극과 노래를 준비하고 하얀 엄마 속치마 같은 것으로 옷을 만들고 천사의 날개를 달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캐럴에 맞춰서 발레도 아닌 한국무용도 아닌 정체불명의 춤을 추곤 했었던 것 같다. 조금 자라서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선물교환 순서를 가졌고 그것이 끝나고 나면 교회에서 준비한 떡국을 먹고 새벽 1시 정도부터 촛불을 들고 집집마다 찾아가 캐럴을 부르던 새벽송을 돌곤 하였다. 그렇게 새벽송을 돌고 있을 때 눈이라도 내리기 시작하면 모두들 환성을 질렀고 정말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곤 했다.
뉴욕에 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는 영화 나홀로 집에 2에 나오는 록커펠러 센터 근처에 있는 큰 크리스마스트리와 천사조명으로 장식된 스케이트장에서 보낸 크리스마스였다. 바로 앞에서는 목이 아파서 올려다보기도 힘들 정도로 큰 크리스마스트리였는데 그것을 자동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에 담아볼 욕심으로 이쪽저쪽으로 시도하다가 결국은 포기했던 기억도 난다. 그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 오늘따라 무척 그립다.
또 하나의 나의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는 하와이에서 보낸 크리스마스였다. 흰 눈이 내리거나 찬 바람이 느껴지는 그런 겨울의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조금은 더운 듯한 기온에서 보낸 크리스마스라서 인상적이었는지 모른다. 또한 호텔방에서 바라보는 바닷가에서 시작된 불꽃놀이는 또 다른 방법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듯 했다. 그때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에 갔을 때 그곳의 크리스마스는 여름이라는 말을 들었던 생각이 났다. 그곳에는 아마도 산타클로스가 다른 복장을 하고 찾아가야할 것 같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매년 찾아오는 크리스마스지만 올해 크리스마스는 나의 추억의 앨범에 곱게 간직될 멋진 시간으로 보내고 싶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