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파고드는 AI에이전트
▶ 10시간 걸린 제품 분석 수십분만에
▶인도발 해킹 막고 보고서까지 작성
▶코딩·챗봇 수준 넘어 실무 본격도입
▶이면엔 AI 권한·책임 소재 고민
현대자동차가 구상하는 가상세계 속 인공지능(AI) 소비자 조사는 아직은 미래 계획표 속의 이야기다. 그러나 해당 AI 시뮬레이션 업무에 기여할 AI 에이전트는 이미 사무실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며 호흡을 맞추는 중이다. 국내 대기업들의 AI 에이전트 활용 풍속도는 챗봇 수준 검색에서 이미 벗어나 전문적인 실무를 직접 수행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2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마케팅, 시스템 유지 관리, 영업 관리 및 인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업무용 AI 에이전트의 쓰임새는 개발 직군의 바이브 코딩(자연어 명령어 입력으로 코드를 짜는 행위)이나 비개발 직군의 정보 검색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는 대기업들이 직무별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자체 구축하며 이들이 점차 실무를 대신 수행하는 수준을 넘보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 내에서 똘똘한 사원으로 주목받는 AI 에이전트는 ‘에이미(AIMI)’다. 에이미의 주전공은 마케팅이다. 뉴스 스크랩과 같은 간단한 업무부터 경쟁사 자동차 제품 분석 등 품이 많이 드는 업무를 너끈히 해낸다.
경쟁사 제품 분석의 경우 사람이 10시간 이상 매달리던 일을 수십 분 수준으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는 제품 제원을 표시하는 용어가 브랜드에 따라, 출시 시장에 따라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공식 웹사이트, 광고 영상, 제품 설명서 등에 각종 정보가 파편화돼 있다는 점도 경쟁사 제품 분석 업무에 시간을 잡아먹는 요소다. 그러나 에이미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비전언어모델(VLM)을 함께 활용해 필수 정보를 추출하고 차종 간 사양 비교를 위한 표준 비교표를 만들었다. 에이미는 현대차의 가상 소비자 마케팅 프로젝트에도 일원으로 참여한다.
삼성전자에서는 보안 전문 AI 에이전트가 삼성페이와 갤럭시스토어 등 고객용 IT 서비스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부문은 지난해 12월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고 AI 에이전트 구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후 개발한 AI 에이전트 중 하나가 ‘시큐리티(보안) 에이전트’다. 삼성전자의 시큐리티 에이전트는 하루 25만 건에 달하는 삼성 IT 서비스 접근 기록을 모니터링하고 비정상적인 접근을 식별한다.
지난해 8월에는 시큐리티 에이전트가 인도발(發) 공격 시도를 정확히 잡아내고 당일 보고서까지 작성했다. 삼성전자는 여러 AI 에이전트를 기용해 시스템 운영 업무에서 사람의 개입률을 20% 밑으로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에는 영업 관리 AI 에이전트가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이 AI 에이전트의 주 활용처는 고객 응대 직원 교육이다. 오프라인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면 AI 에이전트가 이 영상을 분석해 평가를 매기고 개선점을 남긴다. 향후 고객과 상담한 내용을 녹음해 이 대화 속 고객과 맺은 약속을 자동 파악해 문서로 기록하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와 광고 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 1차 검토를 AI 에이전트에 맡겨 실무진의 시간을 아끼고 있다.
대기업들의 AI 에이전트 도입이 늘어나고 업무 효율성 개선 사례도 증가하고 있으나 기업들이 마냥 미소를 짓는 것은 아니다. AI 에이전트 채택 이면에는 AI의 업무 수행 권한과 사후 책임 소재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고민도 서려 있다.
이에 기업들은 업무별 적절한 AI 채택 수준을 가늠하고 그에 맞는 조직의 실행 및 책임 구조를 설계하려는 방안을 찾고 있다. SK그룹이 AI 에이전트 사용 가능 여부에 따라 조직 관리를 달리 하겠다고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승현 라이너 AI 에반젤리스트는 “기업이 생산성 증대와 준법 체계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단순 AI 도입과 AX를 구분해야 한다”며 “AX는 기업의 사업 프로세스 재설계(BPR)와 AI 전략이 함께 맞아떨어져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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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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