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 김<회사원>
얼마전 좀 무시무시한 기사를 읽었다.
미국의 민간환경연구소인 월드워치연구소가 이 시대 소비의 풍요로움과 그 이면에 숨겨진 환경오염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물건으로 컴퓨터, 탄산음료, 새우, 비닐봉투, 종이, 닭을 꼽았다고 한다. 각각의 이유는 이렇다. ◆컴퓨터=1988년과 2002년 사이 전세계 보급댓수는 1억5백만대에서 5억대로 늘었다. 2005년부터는 새 컴퓨터 한대가 보급될 때마다 낡은 컴퓨터 한대가 폐기물로 배출된다. ◆탄산음료=2002년 전세계에서 1억8천5백만ℓ를 마셨다. 하루 30만ℓ가 넘는 탄산음료 생산을 위해 2만명의 인구가 쓸 수 있는 1백50만ℓ 물을 소비했다. ◆새우=2001년 4백20만t이 전세계 시장에 공급됐다. 새우 양식은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 어업이지만 가장 환경 파괴적인 어업이기도 하다.
◆비닐봉투=2002년에 전세계에서 4조~5조개가 생산됐다. 미국에서는 매년 1천억개의 비닐봉투를 내버리고 있다. ◆종이=20세기 후반 50년간 세계 소비량은 6배 증가했다. 종이의 93%는 나무를 잘라 만들고 있고 이는 전세계 벌목량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닭=유전자 조작과 발육촉진제가 든 사료를 먹은 닭들은 한 세기 전보다 세 배나 많은 달걀을 낳고 있지만 이를 위해 부리가 잘리고 다단식 닭장에 갇히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는다.
현대 사회에서 이 여섯가지 물건들 없이 살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이걸 쓰면서 죄책감이나 부채감을 느끼는 사람 또한 거의 없을 것이다. 어떤 것은 환경에 해롭다는 사실조차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특히 새우 양식과 탄산 음료 생산이 환경파괴적이라는 사실은 미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구 환경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결국 쉴새없이 소비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일을 하고 있는 존재가 아닌지. 존재의 이유가 겨우 이것이라니 차라리 떠다니는 먼지처럼 아주 가벼워져서 존재감이라는 것이 없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모든 입이 즐거운 음식을 절제하고 입고 신는 것도 최소한으로 절제하고 살아가는 수도자 같은 생활을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소비가 미덕이고 욕망이 긍정적인 가치인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평범한 중생인 우리는 늘 편리함과 향락이라는 유혹 앞에 무너진다. 하지만 수도자들도 원래는 평범한 사람이니 또한 사람이 그렇게도 살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우리가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의지가 있다면 조금씩이라도 변화는 가능하다.
‘변화의 가능성’ - 이 정도면 존재의 이유로서 손색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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