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겸 기자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한국만큼 좌익과 우익이라는 흑백 논리에 희생을 치른 나라도 없을 것이다.
인민군 앞에서면 좌익이 되고 국군 앞에서면 어느새 우익이 되어버린 당시의 생존 원리가 오늘에도 이어져 오고있다.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를 앞세운 사고가 어느새 한인들의 유전자 속으로 파고든 느낌이다.
한국인의 정서, 편가르기로 대변돼는 모습을 보면 입안에 쓴 약을 가득 담고있는 듯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내 의견과 반대편에 선 사람을 도외시하는 풍토가 뿌리깊이 자리잡고있다.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주장이 나와 다르다고 선을 긋는 태도, 이것은 아마도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풍토병’ 인 것 같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좌익과 우익의 개념과 그에 따른 경계가 모호해졌다.
반공교육을 지겨우리만큼 받았던 기성세대들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신세대들은 자신의 주장이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북한을 무조건 적대시하지도 않으며 북한을 옹호한다고 ‘빨갱이’라 몰아세우지도 않고 공산주의 이념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90년대 초반까지도 공산주의자라는 정의가 내려져 있었다. 그러나 세계와 시대가 변화하면서 좌익과 우익으로 양분하는 선이 흐릿해 졌다.
옛날처럼 공산주의 서적(일명 불온 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이적 집단으로 몰아 굴비 엮듯 줄줄이 엮어 감옥에 집어넣는 시대는 지났다. 그래서 지금은 좌익도 우익도 명확히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네편 내편이라는 옹졸한 편가르기만 존재할 뿐이다.
현 시대의 좌·우익은 무엇인가. 아마도 반미와 친미가 아닐까 한다.
전 세계가 친미주의자와 반미주의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확히 말해 미국에 협력하는 나라와 대항하는 나라로 이분화 되어있다.
한국은 지금 이라크 전쟁 참전을 결정해 놓고도 반대 논란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미국이 우리의 우방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략적 차원이든 아니든 간에 한국전에 참전,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민주주의를 함께 수호했다. 그리고 작년에 한미 동맹 오십 주년을 맞았다.
미국이 우리의 우방인가. 아닌가. 만일 한국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세계 어느 나라가 우방으로서 도움을 줄 것인가. 이웃나라 일본 아니면 중국, 영국, 독일... 반미라는 현대적 이데올로기의 편견에 사로잡혀 눈뜬 소경으로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지 못하는 판단력의 착오와 오류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인간 관계에서도 내 사람이 필요하듯 외교에서도 우방은 필요하다.
굴종의 관계가 아닌 ‘눈높이 외교’ 이것이 한국의 정치인들이 풀어야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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