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첩보당국이 유엔사무총장실을 도청했다고 폭로한 클레어 쇼트 전 영국 국제개발부장(왼쪽)과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작년에 함께 찍은 사진.
영국 전 각료 폭로… “부시는 몰랐나” 불똥
영국의 첩보원들이 미국과 함께 이라크를 침공하기 앞서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 아난 총장과 각국의 방문자들이 이라크 문제에 관해 나눈 대화 내용을 도청했다는 전 영국 여성 각료의 폭로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물론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까지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의 이라크 침공에 항의, 개전 직후 국제개발장관직을 사임한 클레어 쇼트는 26일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밀 첩보원들이 관계 당국의 지시에 따라 아난 사무총장의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했으며 자신도 이들이 작성한 녹취록을 읽어보았다고 주장했다.
쇼트의 ‘양심선언’은 영국 정부의 통신감청기관에서 북경어 통역관으로 일하던 캐더린 건(29)이라는 여성이 이라크 침공 전 미국 정보당국이 영국측에 안보리 회원국 대표들에 대한 도청을 요청한 극비 메모를 공개한 혐의로 기소됐다 풀려난 지 하루만에 이루어졌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미국의 압력에 따라 영국 첩보당국이 ‘더러운 일’을 수행한 셈이다.
쇼트 전 장관의 폭로가 나온 후 블레어 총리는 그녀의 주장에 대한 진위 확인을 거부한 채 “국가 정보 당국에 대한 공격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쇼트 장관을 비난했다.
한편 프레드 엑크하드 유엔 대변인은 “만약 사무총장실 도청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제법을 어긴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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