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 김<회사원>
수학이나 물리 시간에 배웠을 죄표축이라는 것이 잠결에라도 생각나시는지. 세로축과 가로축이 만나는 부분을 원점인 영(0)으로 놓고 가로축과 세로축에 씌여진 번호로 평면에 있는 점의 위치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만약 죄표평면 상에 (3,2)라고 표시된다면 그 점의 위치는 원점에서 가로로 3칸 우측, 세로로 2칸 위에에 위치해 있는 것이지요. 뜬금없이 왜 수학적인 설명을 하냐구요? 사람의 위치도 꼭 이 좌표평면 위의 점을 나타내는 방식처럼 표시되는 듯 하기 때문입니다.
유명인이 아닌 사람이 신문에 실리게 되면, 그 사람의 이름과 함께 대부분 ‘나이’와 ‘거주지’가 표시됩니다. 이를테면 ‘뉴욕에 사는 45살의 교포 이 아무개 씨는’ 처럼 말입니다. 직업이나 다른 뒷받침 해주는 내용이 실리지 않으면 우리는 이 것만 가지고도 일종의 선입관을 만들 수 있지요. ‘뉴욕에 산다고 하니 하루종일 무척 바쁘게 지내고 있을테고 교포들이 많이 사는 곳이니 한국 소식도 많이 들을 것이다. 아마도 중년의 나이이니 한국정치에도 관심이 많을 것이다. 등등.....’ 나이와 거주지 또는 출신지가 그 사람의 가로축과 세로축이 되어 그의 위치을 나타내어 준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우리가 그림 속에 있는 사람의 머리 위치를 표시하려면 가로축과 세로축만 있으면 되지만, 조각상의 머리 위치를 표시하려면 하나의 좌표축이 더 필요합니다. 가로와 세로, 즉 ‘너비’와 ‘높이’ 말고 ‘깊이’가 필요하지요. 비행기을 타 보신 분들의 수화물의 제한 규격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더 빨리 되리라 생각됩니다. 수화물 제한 규격은 늘 너비와 높이, 그리고 깊이를 같이 언급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에게도 나이와 거주지, 좀 거창하게 말하면 ‘시간’과 ‘공간’ 외에도 다른 축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림같은 평면적인 2차원 세계가 아닌 조각같은 입체적인 3차원 세계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저는 그 세번째 축이 바로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 ‘공간’ ‘인간’의 세가지 축, 말해 놓고 보니까 수학 시간마다 졸았던 학생의 가설 치고는 그럴 듯해보이지 않습니까? 하나씩 증명해 볼까요? 왜 사주팔자가 똑 같은 사람 둘이 한 사람은 왕이 되고 한 사람은 거지가 될까요? 그 건 시간의 축은 동일하나 공간과 인간의 축이 틀리기 때문이겠죠? 왜 같은 집에 살고 있으니 똑 같은 풍수의 기운을 받고 있는데 한 사람은 부자가 되고 한 사람은 가난하게 사는 일이 일어날까요? 공간의 축은 같지만 시간과 인간의 축이 다르기 때문이겠죠? 왜 같은 집에서 동시에 태어난 쌍동이도 다른 운명을 살까요? 그 건 세가지 축 중 인간의 축이 틀리기 때문일 겁니다.
불황과 테러가 위협하는 좋지 않은 시대라고, 또는 물설고 낯설은 외국에서 산다고 자신이 처한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에 너무 속상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인간’이란 축을 따라서는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으니까요.
’시간’, ‘공간’. ‘인간’ -우리가 사는 3차원 세계에는 세 개의 좌표축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나요? 어머나! 다시 수학 시간이 생각나서 졸리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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