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방지용 세풀베다 댐. 1930년대 대홍수로 50여명의 주민이 희생된 뒤 연방정부는 LA강 상류에 폭 300피트 높이 100피트의 대형 댐을 건설했다. <김영수 기자>
상류는 물소리 콸콸…‘생태계 보고’
카노가팍 고교옆서 강 시작
팔뚝만한 잉어도 보여
정화시설 많아 수질은 깨끗
곳곳 쓰레기 버려져 눈살도
오는 5월1일 한인자원봉사자회(PAVA), 주류사회 환경보호단체인 ‘LA강 친구들’등 7개 커뮤니티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LA를 태동시킨 LA강 11개 지점에서 대청소를 벌인다. 이에 앞서 PAVA, LA강 친구들, 본보 취재진등 6명은 탐사단은 지난 9일 오전 5시4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12시간 동안 LA강 시발점인 샌퍼난도 밸리에서 바다와 만나는 롱비치 항구까지 52마일을 둘러봤다. 방치되고 오염된 강을 되살리기 위한 현장 르뽀 ‘LA강을 가다’를 3회 시리즈로 연재한다.
버려진 쓰레기들…LA강에 곳곳에는 홍수 때 떠내려온 화장실용 휴지와 과자 봉지 등으로 더렵혀져 있다.
지난 9일 오전 5시40분 카노가팍 고교 운동장 바로 옆. 벨 크릭과 아로요 칼라바사스 두 개 하천이 만나 공식적으로 LA강이 시작하는 지점이다.
강이라고 하기에는 폭도 좁고 수량도 많지 않다. 시내나 개울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처럼 보인다.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기 위해 강으로 내려가는 입구는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오염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섈리 베클러 ‘LA강 친구들’ 매니징 디렉터의 설명이다.
카노가팍 고교에서 차로 동쪽으로 10분 정도 거리의 발보아 호수공원. LA강을 흘러 내려온 물을 인공적으로 못을 만들어 놓은 곳이다.
돌과 바위들이 듬성듬성 놓여져 있어 계곡이 형성돼 있다. 돌에 부딪히는 물소리가 ‘콸콸’ 경쾌하다. PAVA 강태흥 회장은 “‘생태계의 보고’라 일컬어질 정도로 다양한 생물군들이 이곳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야자수가 수 십 미터 하늘 위로 솟아 있다. 대나무와 갈대도 많이 보인다. 계곡을 따라 약간 더 아래도 내려가니 사람 팔뚝 크기의 잉어가 시커먼 모습을 드러낸다. 강 회장등 일부 탐사반원은 “LA강에 잉어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물이 바위에 부딪힐 때는 하얀색 거품이 잔뜩 생성된다. 세탁기에서 빨래할 때 생기는 거품이다. 갈대와 물풀에는 휴지와 과자 봉지 등이 잔뜩 널려있다. 홍수 때 인근 쓰레기들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다시 차를 타고 10분 정도 강을 따라 더 내려와 세플베다 습지에 도착했다. 몇 년에 한번 씩 찾아오는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이곳에 지난 1940년에 댐이 건설됐다. 겨울철 비가 많이 올 때는 폭 300피트 넓이의 댐이 빗물로 가득 찬다.
하지만 물이 가득 차 있는 기간은 불과 2주 남짓. 1년 중 대부분은 바닥이 드러나 보이고 군데군데 늪지대가 형성돼 있다. 야생동물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곳은 백로와 오리 등 다양한 종류의 새로부터 곤충과 파충류까지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다. 요즘 같은 건기에는 주민들의 조깅코스나 레크리에이션 공원으로 활용된다.
그리피스 공원과 로스펠리츠가 만나는 곳은 강 상류로부터 12마일 지점.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LA시내 영역이자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강바닥과 둔치는 시멘트로 칠했다. 강폭은 150피트 정도지만 깊이는 불과 1m도 되지 않는다.
강 상류 곳곳에 정화공장이 있어 물은 생각보다 깨끗하다. 강물에는 새들이 먹이를 찾아 날아다니고 언덕에 모여있던 새들이 물위로 멋지게 날아오자 물에 비친 새 그림자가 두 마리가 동시에 날고 있는 듯한 장관을 연출했다. 하지만 강둑을 내려 가까이 보면 물 속이 부유물질들로 가득 차 있다. 근처 골프장에서 날아든 골프 공도 곳곳에 버려져 있다.
앨리시안 밸리는 상류에서부터 15마일 지점에 있다. LA다운타운 약간 위쪽에 있는 이곳은 홍수가 지나갔다는 흔적을 남기듯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화장실용 휴지와 깨진 유리 조각들이 강 중간에 형성된 숲에 널브러져 있다. 마켓에나 있어야 할 카터가 강에 떨어져 있다.
앤디 채 PAVA 사무국장은 “홈리스나 주민들이 카터를 반납하지 않고 집에까지 가져와 강 주변에 버리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LA강 되살리기 운동을 벌여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특별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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