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세철 미주본사 논설실장>
조치훈이 명인(名人)이 된 게 언제였더라. 20년도 훨씬 전이지만 그 때의 그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만 해도 한국인 기객들에게 일본기원 9단이라면 감히 오를 수 없는 고산준령 같이 보였다. 그런 9단이 일본에는 백명이 훨씬 넘었다고 했다.
그 구름 위의 고봉을 차례로 디디고, 그것도 타이틀 중의 타이틀이라고 할 명인위를 따낸다. 무협소설에나 나오는 꿈같은 이야기로 들렸었다.
그 꿈같은 일을 조치훈이 해냈던 것이다. 전 한국이 감동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 후 한국바둑은 비약적 발전을 했다. 이제는 한국의 정상급 기사가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못하면 오히려 이상하게 여길 정도다.
무엇이 한국바둑을 이처럼 강하게 만들었을까.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는 바둑인구의 저변확대가 아닐까 싶다. 바둑이 전 계층의 취미 같이 되면서 세계정상에 선 것이다.
한국의 바둑인구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성인 인구 중 20%만이 바둑을 둘지 아는 것으로 답했다고 한다.
92년의 36%에 비해 크게 준 수치로, 젊은 층이 바둑을 외면하고 있는 탓이다.
50대 이상 장년 층 바둑인구 비율은 과거와 변동이 없다. 그러나 20대, 30대 바둑인구는 12년 전에 비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바둑 이야기가 길어진 건 다름이 아니다. 한국적 특이 현상이랄까. 그런 게 엿보여서다. 세대간의 갭 말이다.
단순한 취미생활이다. 그런데도 세대간 차이가 크다. 뭘 의미하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가 있다. ‘세대간의 갭’은 한국 사회의 모든 부문을 지배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
그리고 보니 한국이 갑자기 두 개의 얼굴로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또 다시 등장한 촛불인파, 욕설로 도배한 듯 한 인터넷의 사이버 공간. 탄핵사태 후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다.
그 이면에는 입을 꼭 다물고 있는 또 다른 군상이 보이는 듯 하다. 이중 포커스의 한국의 얼굴이 어른거린다.
그건 그런데 ‘그래봤자 바둑’ 아닌가. 그런데 웬 사설이 그리 많은가. 비아냥거림이 들리는 듯하다.
하긴 세상사 바둑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판이 기운다. 대마가 죽었다. 그래야 돌이 죽었지, 사람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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