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제주까지‘불어라 박풍’
<서울-김경원 특파원>
“난리 났데이” 경북지역에 불고 있는 ‘박풍’의 위력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7일 아침 김포공항을 출발, 울산에 도착할 때까지 비행기 안에서 말없이 창 밖만 바라보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친구사이이기도 정몽준 의원이 점하고 있는 동구를 제외한 이 지역 4개 선거구가 열린우리당과 박빙의 경합을 벌이고 있는 접전지역으로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이 걸린 곳이란 점 때문에 총력전을 펼쳤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수많은 주민들이 환호로 답했다.
울산의 ‘코끼리 주유소’ 앞에서 시작된 이날 첫 유세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500여명이 훨씬 넘는 인파가 박 대표를 보려고 모여들었다. 울산 야음시장 유세에는 비 때문에 하루벌이 장사를 망친 상인들을 비롯 1,000여명이 모였다. 유세장을 찾은 주민 대부분은 50대 이상이었다.
고무된 박 대표는 “거대여당이 나타난다고 한다. 급진적, 모험적, 인기영합형 세력들이 초대형 여당이 될 때 한편에서는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세력이 견제해야 한다”며 거여 견제론을 강조, 박수를 유도했다.
박 대표가 지나가자 한 60대 장년은 “보도 못했는데 벌써 가노”라며 아쉬워했고 또 다른 60대 남성은 “나는 악수했다”며 주름진 얼굴에 홍조를 띄기도 했다.
장사를 한다는 50대 남성은 “박정희 향수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서민들의 어려운 삶을 위하는 정치인을 염원하는 것이 ‘박풍’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울산유세가 끝나자 부산을 거쳐 곧바로 제주로 날아갔다.
제주공항에 도착, 곧장 시청 앞 행사장으로 달려간 박 대표가 단상에 올라서는 순간 대형 스피커는 “태극기 휘날리며 벅차게 노래불러∼∼∼자유대한 나의 조국 길이 빛내리라”를 뿜어냈고 수 백명의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제주 역시 ‘박풍’이 미치고 있음을 실감했다.
12시간에 걸친 이날 유세를 마친 박 대표의 얼굴은 극도의 피곤함이 역력했다. 손에는 어느새 큼직한 흰색 파스가 붙어 있었다.
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1만명이 넘는 사람들과 악수를 했다. 손에 무리가 오는 것은 당연하다”며 “손 통증을 호소해 파스를 부쳐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찾은 지역들은 열린우리당과 대접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라며 “반드시 사수해야하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밤 늦게 김포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은 박 대표와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표정에서 예상치 못한 ‘탄핵 후폭풍’에 맞서 내세운 ‘박풍’이 최대 승부처 수도권과 서울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는 모습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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