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주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오래 전 보았던 이란영화의 제목이다. 배경은 이란의 조그만 마을의 한 초등학교. 신나게 떠들던 아이들이 긴장에 휩싸인다. 바로 공포의 숙제 검사 시간이다. 숙제를 하지 못한 네마자데는 선생님으로부터 심한 꾸중을 듣고 운다. 선생님은 내일도 숙제를 안해오면 네마자드를 퇴학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고 짝인 아마드는 그런 네마자드를 애처롭게 바라본다. 집에 돌아온 아마드는 숙제를 하기 위해 공책을 펼치다가 실수로 자신이 네마자데의 공책까지 가져온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공책을 가져왔으므로 네마자데가 내일도 숙제를 해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아마드는 공책을 돌려주려 정확한 위치도 알지 못한 채 네마자드가 산다는 이웃 마을을 향해 집을 나선다. 지그재그로 난 언덕길을 친구에게 공책을 돌려주려 찾아가는 어린 아마드의 모습이 영화 전 편을 통해 아련하게 펼쳐진다. 이웃 마을로 도착한 아마드는 네마자데의 집을 찾을 길이 없다.
골목길에는 어스름이 잦아들기 시작하고, 결국 친구를 찾지 못한 아마드는 친구의 공책을 품에 안고 힘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선생님은 어김없이 숙제 검사를 시작하고, 숙제를 못 해온 네마자데는 하얗게 질린 채 초조하게 차례를 기다린다. 그 때 뒤늦게 교실에 들어선 아마드가 활짝 웃으며 친구에게 공책을 돌려준다. 자신이 밤 새워 친구의 숙제까지 대신해 놓은 것이다. 선생님이 펴든 네마자데의 공책에는 아마드가 네마자데를 찾아 헤매다가 발견한 작은 꽃잎이 꽂혀있다.
거의 십 년 전에 보았던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게 떠오르는 건 아마드가 친구가 산다는 이웃 마을을 가려고 몇 번씩 넘었던 언덕길이다. 친구의 집을 찾겠다고 지그재그로 난 언덕길을 오르고 내리던 어린 꼬마가 우리들 같고 그 언덕길이 우리네 인생 길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그재그로 난 길은 서로 반대편을 향해 나 있지만 경사진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언덕을 넘을 수 있게된다. 살다보면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건지, 어디서 길을 헤매고 있는 게 아닌지 가끔씩 불안해 질 때가 있다. 그러나 팔지 자 걸음으로 휘청거리며 걷지만 조금씩 정상을 향해 가고 있다는 믿음만 있으면 언젠가 언덕을 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언덕을 넘어가도 친구의 집을 찾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한다면 아마드가 그랬던 것처럼 네마자데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울 수도 있을 것이다. (네이버 지식검색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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