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순<주부>
시를 읽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내가 또 생각 없이 함부로 살고 있었구나’ 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시인들의 글에는 맑고 곱게 살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가고 싶은 선한 눈빛들이 담겨 있습니다. 삶이 메마르고 고단할 때 읽어보는 고운 시 한편은 목마른 이가 마시고 힘을 얻는 생수와 같습니다. 시를 읽으며 다시금 착하게 살아야 해, 예쁘게 살아야 해, 하며 나를 다독입니다.
어려서부터 시가 좋아 길을 걷다가도 생각나면 손바닥에 적어보고, 시장에서 물건을 사면 포장용 신문지에 붙어있던 시들도 오려가며 읽고, 읽어 본 시집만도 수 백권… 그렇게 좋아했어도 시를 쓰는 일은 쉽지 않아서 언제나 짝사랑 입니다. 딸은 잘 써지지도 않는데 흰 머리 숫자 늘려가며 그렇게 애쓰지 말고 그냥 좋은 독자로 남아 맘 고생이나 덜면 어떻겠냐고 넌지시 말을 건네곤 합니다.
시 쓰기가 힘겨워도 키운 정 때문에 버릴 수가 없다던 문우의 말처럼 나도 시와 함께 해 온 세월과 애씀이 아까워 더욱 그 옆에 머뭇거리며 펜을 들고 서 있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짝사랑으로 남을지도 모를 ‘시’이지만 이땅에서 그렇게 사랑할 것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시심을 키우기 위해 글 쓰는 모임에 가서 서로가 써 온 시들을 나누며 얘기 꽃을 피우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밝아지고 이웃을 더욱 사랑할 힘을 얻기도 합니다. 시는 쓰는 게 아니고 삶 자체여야 하며, 자아의 배고픔과 영혼의 허기를 다스리기 위해 자기의 내면을 깊이 탐색하며 골수를 뽑는 고뇌 속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선배 시인은 일러줍니다.
나는 남은 생애동안 신앙시를 쓰고 싶습니다. 내가 사랑하고 그분이 나를 선택한 끝없는 이야기를 쓰며 따뜻한 세상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당신의 이름]
당신의 이름은 / 사랑이라 하셨습니다./ 사람의 사랑도 / 천지간에 아름답거늘 / 당신의 사랑이야 / 얼마나 고울까요/ 빛들이 가득찬 / 당신의 나라엔 / 고통이 없다 하셨지요 / 그 나라에서/ 이 낮은 자도 / 당신의 신부가 될 것이라 / 말씀 속에 보았습니다.
행진 나팔 울리고 / 천사 들러리 환호하는 / 하늘나라 신부되는 그 날/ 순백의 날개 옷 입고 / 당신의 신부가 되어 / 진주문 지나 정금길 가는/ 은총의 날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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