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겸 기자
북한은 22일 룡천역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인해 가옥 800여채 이상이 파괴되고 154명이 사망, 1,300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 세계에 전해지자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을 국제사회의 ‘골칫덩이’, ‘문제아’로 치부하던 국가들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대목에서 ‘저지른 죄가 밉지 사람이 미운 게 아니다’라는 말을 절감하게 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북한과의 외교문제로 향시 대립되던 진보와 보수가 지금은 한목소리로 ‘북한 돕기’에 나서고 있다.
여야가 사람의 목숨, 한민족의 목숨을 놓고 줄다리기 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단체들도 동포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이것은 비단 한국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다. 미국에 살고있는 동포들도 마찬가지이다.
몸은 낯선 땅을 디디고 있지만 고국을 향한 마음은 변하지를 않는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나면 십시일반(十匙一飯) 수재의연금을 거두어 한국에 보내고 지금은 북녘 동포를 돕자고 여러 단체들이 나서서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에게 북한은 더 이상 ‘김정일의 나라’도 ‘공산주의 나라’도 아니다.
또 핵을 담보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국가도 아니다. 다만 고통에 신음하는 동포만이 존재할 뿐이다.
한 뿌리에서 자라나 5천년의 줄기를 이어온 민족, 외세라는 풍랑에 휩싸여 호랑이 형태의 한반도가 둘로 쪼개져 신음한지 반세기가 지났다.
반공 교육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받고 자란 기성 세대에게 북한은 동포라기보다는 남한을 적화 통일시키려는 소위 ‘빨갱이’집단에 불과했다. 이 같은 조기교육의 영향 때문인지 북한을 적대시했던 것이 사실이다.
기자도 마르크스주의를 옹호하는 친구를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 친구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그를 몰아세웠을까. 그 당시 학교를 다녔던 세대에게 북한은 말하면 안될 ‘금기’의 대상이었고 껍데기만 같고 알맹이는 다른 ‘종자’였다.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들이 북한을 돕자고 나섰다. 공산주의고 반공 교육이고 다 잊어버린 채 한민족을 살리자고 나섰다. 왜,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이다. 가슴속에 식지 않는 동포에 대한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다. 두고 온 고향을 향해 눈물짓는 실향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일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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