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수<화가>
감동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 그 만남이 잠깐 스쳐 가는 듯 해도 주고받은 얘기에서, 그 편안한 얼굴에서, 너무나 잔잔해서 보일 듯 말 듯한 미소에서 나는 따뜻한 불씨를 얻고 내 깊은 속마음에 모닥불을 부쳐보기도 한다.
책을 읽다 만난 사람. 그 감동은 참으로 크다. 내 온갖 열정을 다해 책을 읽다가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면 나는 마치 사랑하는 님을 보낸 것처럼 먼 하늘을 바라보기도 한다. 추억을 따라 고향을 찾아가듯이 책장을 수루루 넘겨보기도 한다.
미치 알봄(Mitch Albom)이 쓴 ‘모리교수와 함께한 화요일들’ 에서 만난 ‘모리 교수’그 감동 또한 크다. 30여년간 브랜다이즈 대학에서의 가르침, 사람이 사람다움이 무엇이며, 참 삶이란 무엇인가를 깨우치게 하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알게 하고, 사랑을 전해주며, 제자들에게 감동을 준 교수이다.
8살, 그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었고, 아홉 살에는 하나뿐인 동생이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게되자 날마다 새벽이면 시나고그에 가서 동생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하며 애타했던 가난했고 외로웠던 소년, 그늘에서 어둡게 살아 왔던 그가 80이 다된 나이에, 온 몸이 마비되어 가는 몹쓸 병(ALS)으로 이제 몇 주 후면 세상을 떠나야 하는데.....그 때에 테레비죤 화면에 비친 보스니아 난민들을 보고 안타까워서 눈물을 흘리는 그 사랑과 그 감성은 어디서 온 것일까? 떨리는 손으로 메모한 지혜의 단편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들려준 14주동안, 화요일마다 가졌던 마지막 ‘인생수업’이 우리에게 준 것들은 너무나 크고 감동적이다. 죽음이란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며 우리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깨달을 때 현재의 이 시점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참으로 심오하면서도 알기 쉽게 풀이한 잠언이다.
슬픔, 고통, 아픔, 외로움 등을 접할때 두려워말고, 참지 말고, 그 감정 속에 격렬하게 빠져들고 보면 그것이 순간적인 감정임을 깨닫게되고 그런 연후에 이런 모든 감정에서 해탈 할 수 있다는 이 지혜!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
교수는 인생의 마지막 길목에 서서 두려웁고 초조했던 나에게 나의 남은 시간에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을 가르쳐준 훌륭한 선생이고 Albom은 진실과 지혜를 보는 눈으로 좋은 ‘지침서’를 전하면서 내게 감동을 준 젊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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