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4
부시 잇단 악재에도 무기력 대응 일관
비난광고 말려 허덕… 지지자에 빈축
민주당 대통령후보 확정자인 존 케리 상원의원이 지지자들을 짜증스럽게 만들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민주당의 희망으로 떠오른 그가 연이은 이라크발 악재로 코너에 몰린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오히려 ‘카운터 펀치’를 얻어맞고 비실대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돌아가는 주변상황에도 불구하고 케리 의원이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하자 민주당 내부에선 벌써 그가 ‘자력’으로 부시를 꺾기 힘들 것이라는 체념 어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라크 사태 악화와 경기회복 지연으로 부시 대통령이 제풀에 무너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부시의 참모들은 케리 의원이 그들이 쳐놓은 덫에 걸렸다고 주장한다. 케리는 이라크 파병 미군들의 희생이 급증하자 안보 문제를 놓고 부시와 정면승부를 하는 강공법을 택했다.
이에 맞서 공화당은 무려 6,000만달러를 TV광고에 투입, 케리를 줏대없이 오락가락하는 기성정치인으로 그려냈다. 케리가 누구인지 모르는 유권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공화당의 네거티브 광고전은 그대로 먹혀들었다. 공화당 선거전략가들의 자랑대로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부시 캠프가 제공한 렌즈를 통해 케리를 바라보고 있다.
케리 역시 자신의 ‘정치적 지병’인 말바꾸기로 공화당이 만들어낸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한 예로 케리는 1971년 반전운동 지도자로 활동할 당시 베트남전에서 받은 무공훈장들을 던져버렸는지 여부를 두고 횡설수설해 점수를 잃고 말았다. 훈장까지 받은 참전용사라는 강점이 오락가락하는 말바꾸기로 인해 그의 정직성과 도덕성은 물론 지도력에까지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약점으로 변하고 말았다.
공해문제와 관련,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을 갖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아니라 가족이 갖고 있다”고 발뺌 답변을 했다가 차량제조업체의 메카인 디트로이트의 유세에선 “강력한 SUV를 선호한다”고 말해 빈축을 사는가 하면 870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전비 지출안에 찬성했느냐 반대했느냐는 질문에 “나중에 반대표를 던졌으나 처음엔 찬성했다”는 요령부득의 이중적 답변으로 “소신은 없고 눈치만 있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외부요인으로 그로기 상태에 몰린 부시에게 결정타 한방 날리지 못하는 케리의 무력함 때문에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올 여름은 더욱 무덥게 느껴질 전망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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