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겸 기자
5월은 어머니날과 한국에서 공휴일로 지정된 어린이날이 들어있는 달로 어머니와 자식이 함께 하는 달이란 의미가 있다.
미국에 이민와 살고있는 한인 중에 부모를 한국에 두고 온 이들이 상당수 있다. 힘들고 지칠 때 고향 생각, 부모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라고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바쁘고 힘든 이민 생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장성한 자식걱정에 하루도 맘 편할 날 없는 우리네 부모, 자식은 태어나면서부터 불효를 한다는 말이 문득 실감난다.
새삼스럽게 부모의 소중함을 말하는 이유는 지난 15일 나라사랑 어머니회 샌프란시스코 지부 주최로 열린 효도잔치에서 보았던 주름살 깊게 패인 어머니들이 흘린 눈물이 생각나서이다.
이날 비록 가지 수는 많지 않았지만 정성이 깃들어져 있는 음식을 노인들에게 대접하는 회원들의 모습이 자신의 어머니를 대하듯 정겨워 보였다.
회원들이 애써 눈물을 참으며 울먹거리듯 합창하는 ‘어버이 은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들렸던 것은 그런 연유에서였다.
자리를 마련한 사람도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도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에 회원들은 눈물을 연신 닦아냈고 노인들도 곱게 차려입은 한복에 매달린 옷고름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이를 지켜보는 기자의 눈에 어머니와 함께 온 열두서너살 정도로 보이는 소년이 할머니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는 처음 보는 소년에게 자신의 손자를 대하듯 공부하느라 욕본다며 두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초면의 할머니에게 두 손을 잡힌 소년은 왜 그녀가 자신에게 이러는지 영문도 모른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머니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어 여기저기에서 자신에게로 몰려든 노인들의 틈바구니에서 짜증이 난 듯 집에 가자고 구석에서 어머니를 조르고 있었다. 아마 소년은 이날 모인 모든 노인들의 손자였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다른 이의 손자를 보며 즐거워하는 이들의 모습이 그날따라 기자의 눈에 슬프게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자식은 부모에게 평생을 갚아도 다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살고 있다는 말이 있다.
지금 한국에 또는 타주에 살고 있는 부모에게 안부전화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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