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화가>
나는 몇 일전 한국의 집을 떠나 미국의 집으로 향하였다.
집 문을 들어선 순간 남기고 갔던 나의 체취들 그리고 나의 흔적들로 나는 가슴이 따듯해짐을 느꼈다. 그 무언가에 대한 얽매임도 욕심과 미련도 아니었다. 그저 무한대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었다.
느낌이 참 이상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던데 이제 그 고생을 맞이한 이곳의 집이 나의
또 다른 집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어디를 떠나야 고생인지 혼동이 생긴다.
그러면서 든 나의 생각은 어느 것에든 정 붙이기 나름이구나. 왜냐하면 모든 사물들 속에선 서로간에 통하는 에너지로 가득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의 에너지로 의미들을 부여하고 관계의 중요성과 연계성을 느끼게 되는가 보다. 내가 떠나온 고향 그리고 다시금 정 붙인 이곳의 고향이 그러한 이치인가 보다.
어느 한곳에 얽매이고 집착한다는 것은 사람들을 작게 그리고 좁게 만드는 것 같다. 좀더 넓게 나설 수 있는 고향 땅을 그저 미련으로 아쉬움으로 이별의 슬픔으로 기회를 접어버리는 그 마음이란 결국엔 더 큰 아쉬움과 더 큰 미련으로 나의 인생의 후회를 남기는 듯싶다.
그래서 난 모든 미련과 아쉬움을 버리려고 노력했고 또한 노력할 것이다. 왜냐하면 난 인간이기에 노력하며 살아야 하며 또한 그로 인해 느낄 수 있는 보다 큰 자유를 만끽하고 싶기 때문이다.
어제 집안에 두고 나왔던 빵 한 조각으로 오늘 하루를 굶주린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듯싶다. 오늘 난 그 빵보다 더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일 뿐이다. 단지 나를 열고 있을 때의 느낄 수 있는 자유 말이다.
인생은 그러한 가보다 고향을 떠나도 또 다른 고향이 나를 맞이하듯이 시냇물이 흘러 강물과 만나게 되고 또다시 바다로 흘러가듯이. 보다 넓게 그리고 부담 없이 흐를 그러한 무한한 물이 되어 내 마음 저 깊숙이 나를 확인해 나가며 흘려 보내는 것과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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