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무용가>
어느 해였던가 나는 책 한 권을 접하며 나의 인생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었을 적이 있었다. 어느 새해가 시작 하던 날, 나는 문득 그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새해인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수소문하여 그녀의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큰 맘먹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도 그 분이 전화를 직접 받으셨다. 그 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내 가슴은 쿵쾅쿵쾅 방망이질을 해대고 있고 나는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 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저 새해인사를 넙죽 드릴 수밖에 없었던 수줍고 우스웠던 기억.
그리곤 무언가 얘기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나는 나에 대한 소개를 그분에게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찌나 바보 같았는지.. 후회가 막심하였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바라본 새해는 둥그런 대보름 달이 달무리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미소 지었던 것 같다.. 잘했다며 말이다.. 어느덧 나의 맘도 흐뭇하고 상기되어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나의 큰 스승으로 내 맘에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때론 그녀의 삶 속에 나의 삶을 던져볼까 생각을 해볼 정도로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너무나도 스승을 만나고 싶었던 터라 그 책은 나에게 큰 기회를 접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강한 의지가 불러일으켜졌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찾아가기로 결심을 하였다. 그녀를 만나러 가는 버스 길은 나를 더더욱 설레게 만들었다. 창 밖으로 펼쳐지는 모든 풍경도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또한 어느새 내 맘속엔 셀 수도 없는 많은 질문들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나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멈출 수 없는 질문들을 머릿속에 가슴속에 가득 담고 작은 여행길에 올랐던 것이다. 더더욱 가슴이 벅차고 설레었다.
그리고 도착한 그 곳.
이게 왠 일인지 그렇게 가득했던 나의 모든 질문들이 모두 어디론가 날라가 버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 비워져 버렸다.
흐르는 물소리에 들려오는 바람소리에 난 그저 묵묵히 침묵만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렇게 만나고팠던 그녀를 보는 순간에도 나는 묵묵히 침묵을 지키며 눈웃음과 인사만을 지으며 다시 돌아왔다.
스승을 찾아 떠나간 작은 나의 여행길이 나는 나 자신을 만나고 돌아오게 된 것 같았다. 스승은 저 멀리 버스를 타고 가서 만날 수 있는 곳에도 있지만 때론 가까이 내 자신 속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깊게 깨닫게 해준 그러한 여행이었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스승을 찾아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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