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입장에서 보면 시아버지가 시어머니 보다 편한 것은 동서를 막론하고 같은가 보다. 그래서 인지 시아버지와 가끔 격없이 식탁에 앉아 세상돌아 가는 얘기를 한다.
어느 날 우연히 시아버지와 저녁을 먹으면서 행복이라는 주제를 놓고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 분이 말하기를, I don’t know what happiness is?, 평생을 두고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옆에 있던 남편이 말하기를, 아버지 그럼 제가 태어났을 때 행복했나요? (Dad, were you happy when I was born?), 그래 행복했었지. (Well, I guess I was happy to see you.) 라고 시아버지가 대답했다. 남편이 목소리에 힘을 높이며, 그게 바로 행복이에요. (That is happiness.) 라고 했다.
시아버지는 칠순이 훨씬 넘었어도 일주일에 한 편씩 세계 정세에 관한 기사를 쓰시며, 삼십여년 동안 중국학과 사회학을 대학에서 가르친 교수이며 학자이다. 여러가지 존경할 부분도 많고 살아오신 경험도 무궁무진하여 감탄해 마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그날 밤, 행복에 관한 대화는 자못 이해하기가 힘들다.
어쩌면 행복이 연구와 분석을 통해 이상적으로 추구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행복이 탐구해서 얻어지는 무엇이라면 그 분은 벌써 행복을 잘게잘게 분석하여 지적으로 습득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행복을 어떻게 지식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행복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면 행복이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말하기를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행복은 크고 거대한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작고 일상적인 것에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골목 길을 걷다가 어느 집 화단 모퉁이에 소담히 피어있는 꽃 무더기에서 집 주인의 살뜰한 손길에 행복을 발견하고, 직장 동료의 따뜻한 한마디의 말이 그 날 하루를 희망차게 하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하여 무언가 보람있는 일을 하였을 때 느끼는 뿌듯함에도 잔잔한 행복이 깃들어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작고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갖고 마음을 나누는 데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의 숫자 만큼이나 행복의 가치도 다양하다. 그래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가치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대변하며, 마음 속의 거울 처럼 추구하는 바를 비추인다. 그래서 인지 세상의 잣대를 벗어난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 그 조촐함과 활달함이 멋스럽다.
옛 선사들의 청빈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시를 보면 이런 구절들이 있다.
벽이 허물어 남북이 트이고 서까래가 성글어서 하늘이 가깝도다 쓸쓸하다 말하지 말게 별을 먼저 본다네.
십년을 경영하여 초가 삼간 지여내니 달 한 칸 나 한 칸에 청풍 한 칸 맡겨두고 강산은 들일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허물어진 벽과 성근 서까래 속으로 별과 하늘과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이것으로 인해 행복하다고 선사는 읊조린다. 그리고 어느 산승은 많은 계절을 벼루고 벼루어 초가 삼간을 지어서, 맑은 바람과 밝은 달에게 한 칸씩 나눠주고, 산승은 한 칸 방 미닫이 문을 활짝 열치고 앉아 거침없이 둘러쳐진 푸른산을 마주하고 청빈한 행복을 즐긴다.
이렇듯 작고 조촐한 것에도 만족하므로 늘 행복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세상에는 많은 것을 가지고도 행복하지 않거나, 더 많은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행복은 저 멀리에서 아른거리는 오아시스 처럼 도달할 수 없는 무엇이기도 하다.
’지족상락’, 만족할 줄 알면 늘 행복하다고 한다. 자신이 처한 위치와 상황에 만족하며 보람을 느낄 때 행복은 바로 그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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