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수사에 2,000달러 강탈혐의 자백
탈옥 번번이 실패 ‘빠삐용’신세
누명풀린 70대 노인 “원망해봤자…”
강압수사의 피해자가 40년간의 억울한 옥살이 끝에 70대 노인이 되어 지난 19일 풀려났다.
30대 후반부터 반생을 교도소에서 지낸 텍사스 출신의 로버트 캐롤 코니(76)는 1962년 루프킨 소재 세이프웨이 수퍼마켓에서 2,000달러를 강탈한 혐의로 기소돼 종신형을 선고받았었다.
그는 사건 당일 카풀로 같은 차에 합승했던 사람과 신원이 혼동되는 바람에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지만 앤젤리나 카운티 셰리프 요원들은 그의 손가락을 감옥 철장 사이에 놓고 뭉개는 등 고문을 통해 억지 자백을 받아냈다.
코니는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해 ‘빠삐용’처럼 여러 차례 탈옥을 기도했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붙잡혔고, ‘요시찰 재소자’로 분류돼 가석방조차 기대할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70년대 당시 앤젤리나 카운티 셰리프국이 용의자들의 손가락을 창틀 사이에 끼워 뭉개는 잔인한 고문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이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서 코니는 다시 세상속으로 나올수 있게 됐다.
코니에게 석방판결을 내린 데이빗 윌슨 주 지방판사는 앤젤리나 카운티 셰리프국의 고문으로 코니의 손가락 두 개는 완전히 뭉개진 상태였다며 경찰의 잔인성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코니는 셰리프국의 고문수사에 관한 조사과정에서 “그들이 손가락을 엉망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겁을 줬다”고 털어놓았다.
윌슨 판사는 또 코니가 법원에 출두할 때까지 변호사를 만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접견권을 박탈당한 상태에서 심한 고문을 당한 셈이다.
19일 교도소에서 부인의 손을 잡고 출소한 코니는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원한을 품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이제 더 이상 그들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겪었던 시련에 대해 함구한 채 “집으로 돌아간다”고만 말하고 부인과 함께 달라스로 향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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