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신(화가)
9월 11일 베이 지역에 산재해 있는 70여개 한국학교가 가을 학기를 시작했다. 우리 2세,3세에게 모국어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며 감사한지…….
모국어는 문화나 마나(힘)를 창조하는 생명력이라 할 수 있다.
한국어가 사라진다면 나는 또한 우리는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터키 동남쪽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은 모국어를 쓰거나 집회에 참석한 사람은 무조건 징역 15년 형을 받는다고 한다.옛 터키 경찰서 건물에는 컴컴한 고문실 천장에 사람들을 매달아 놓았던 쇠고랑이 남아 있고 벽에는 온통 손톱으로 새겨진 이름들이 빽빽하게 새겨져 있다고 한다. 우리가 반만년 역사를 이루어 오는 동안 쿠르드족은 그와 비슷한 기간인 4천년을 나라 없이 떠돌았다.
1차 세계대전때는 유럽 연합국들을 믿고 터키군과 대적했으며 2차 대전에서는 소련군에 협력했다. 걸프전때 이라크를 상대로 싸웠던 것도 이란이 자신들에게 땅을 내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하지만 국제 사회는 번번이 크르드족을 배신했다.
크르드족 아이들은 비밀리에 모국어를 배웠고 할아버지에게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자신들의 역사를 전해 들었다. “우리는 산지 터어키인이 아니라 아랍, 페루시아, 터키 민족에 이어 중동 인구의 15페센트나 되는 하나의 민족이다.”
쿠르드족이 원주민인 메소포타미아 초원은 1만 2천년 전 세계 농경 문화의 근원지이다.
쿠르드족 3천만 명 가량은 터키, 이라크, 이란 등 주변국들에게 “추방” 이나 “인종 청소” 의
대상인 것이다.
이렇듯 지구촌에는 자연환경과 접촉하고 살아가는 집단이 다양한 언어를 갖고 존재하며 그것을 지키기 위한 희생을 안고 살고있다.
영어의 종주국인 영국도 마찬가지로 영국 영어의 자존심을 지키고 무분별한 언어 사용으로 자국어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프랑스는 바른 프랑스어의 보급과 확산을 위해 행정부와 공공기관이 ‘프랑스어 총괄실’을 설치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우리 언어의 문화, 기술, 예술, 음악을 포함하여 선조들이 축적해 놓은 풍요로운 지혜의 창고를 지어 주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바뀌어지고 사라져도 언어만이 우리를 지켜준다는 소중함을 가르쳐야 한다.
한국어로 글을 쓸 수 있고 가르칠 수 있다는 것에 나는 감사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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