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블레인 국경 검문소 근무 이창환씨
경비가 삼엄한 블레인 국경을 넘어 밴쿠버 BC로 여행하는 서북미 한인들은 많지만 이곳 검문소에 근무하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국경검문소 세관국경보호국(CPB) 소속인 이창환(33·사진)씨는 최근 탈북자 모델 출신으로 미국망명을 신청한 윤인호씨가 미국땅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기도 하다. 이씨는 밤 11시께 캐나다거주 한인과 함께 검문소로 찾아와 망명신청 의사를 밝힌 윤씨의 신분조사를 마친후 다음날 새벽 3시께 시애틀 이민국 밴 차량 편으로 타코마 구치소까지 호송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윤씨가 애당초 캐나다에 망명을 신청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것으로 들었다며 그박에 기억에 남는 그의 말은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경을 넘어오는 외국인들의 입국소속을 담당하는 이씨는 비자가 없는 불법입국자는 즉시 국경순찰대에 인계한다며 윤씨의 경우 특수케이스여서 이민국에 인계됐다고 설명했다.
보통 하루 3교대 근무를 하지만 연초에는 업무가 폭주, 16시간 근무를 한적도 있다는이씨는 블레인의 트럭전용 검문소에도 한인여성이 한명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와이 대학 졸업후 사회복지국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CPB로 이적, 블레인 검문소를 지원했다. 이씨는 “부서 상관이 한국인 밀입국자가 많으므로 집중감시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창설된 특별국경 경계팀 소속 헬기가 하루에도 수차례 정찰을 벌이는 등 경계가 어느때보다 강화됐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인 밀입국이 줄지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번은 제보자로부터 “친구가 밀입국하려는데 너무 위험하니 잡아달라”는 전화를 받고 이들을 LA근처에서 체포한후 알고보니 라이벌 알선업자의 밀고였다며 씁쓸해했다.
검문소에서는 밀입국자 말고도 과일 등 외지산 농산물을 압수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고 설명한 이씨는 오렌지나 망고는 반입을 불허하지만 사과는 워싱턴주나 BC 산 스티커가 붙어있으면 통과되고 바나나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광우병 파동이후 육포를 포함한 쇠고기의 반입이 일체금지된 상황에서 선교차 루미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캐나다 한인들로부터 쇠고기가 들어간 수십인분의 잡채를 몽땅 압수, 아깝게 폐기처분한 적도 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씨는 4년전 결혼한 동갑내기 부인이 용산 미군기지에서 재무담당 사병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지난 5월 서울을 방문, 처가에서 재회했다고 말했다.
현재 블레인의 한 작은 아파트에 사는 이씨는 주변에 한인들이 거의 없어 하루종일 한국어를 한마디도 하지않고 보내는 날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달에 한번정도 린우드의 한국식품점에 김치를 사러오고 비번인 연휴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시애틀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애틀지사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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