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진<주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미국 대통령 선거의 열기가 나 같은 사람까지도 관심의 언저리를 기웃거리게 만들며 가을이 깊어간다.
어쩌다 친구에게 안부편지 몇자 적으려 해도 두어줄 쓰고나면 막막하게 할말이 없어 쓴다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알고 또 지금 까지 ‘여성의 창’ 기고가의 많은 분들이 평범한 주부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잔잔하면서도 훌륭한 글들을 척척 써내는것을 읽으면서 감탄도 하고 그 재주가 부럽기도 했는데, 나는 무슨 할말이 있어서 이’란’을 차지 하겠다고 선뜻 응답을 했는지 후회가 되면서도, 그러나 항상수다를 떨듯이 자연스럽게 무언가 토해내고 싶다는 열망은 있으면서도 스스로 하지는 못하고 이렇게 숙제를 하듯 매주 덜미를 맞으며 안간힘을 써보는것도 게으른 나를 위해서 좋지않을까 생각도 들고, 그렇게 함으로서 삭은 고무줄 같이 탄력이 없는 내 일상에 활력이 생긴다면 잠깐 행복할수도 있지싶어서 움추러드는 마음에 용기를 붓는다.
동부에 사는 지인 으로부터 단풍이 숨막히게 아름답다는 소식을 사진으로 글로 전해 들으면서 어느새 초겨울 앞에 서니 이렇게 또 한해가 가는구나, 연말이면 의례 한번씩 감당하게되는 허망함에 언듯 잠기는데, 어느 철학자가 한 말에 명줄을 걸고 위로를 받는다. 태양이 석양으로 가기전의 인생은 성숙되지 않아 깊이가 없다. 나는 무르익어 성숙된 삶의 이 시기를 지나며 어떻게 지혜의 형안 을 뜨고 어떻게 나의 노을 을 장식할 것인가?
밤비 같이 스산하고 어지러웠던 젊음의 방황도, 채워도 목마르던 갈증도, 커 가는 아이 하나를 신앙처럼 붙들고 현실에 발붙이기 위해 헐떡이던 한낮의 세월도, 이제는 여유있게 되돌아보며 반추 할수있는 이 시간이 벌써 나에게는 축복 인것을 깨닫고, 모든 쓸데없는 환상과 욕망에서 자유로워 진것에 감사하며, 그 자유가 포기 하고는 다르다는 것에 또 감사하며, 기도하며 아름다운 석양을 맞으리라.
깊어가는 가을, 생명의 바람을 마시기 위해 창을 연다.
거기에 새봄을 기약하며 사라져가는 자연이 있다.
가고 또 오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그분의 거대한 수레바퀴가.
뜬금없이 찾아드는 우울과, 심한 피곤과, 나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나는 하챦은 존재이며, 부족하다는 느낌에서 자유케 하소서.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에서 자유케 하소서.
그리하여 작은 사랑보다 더 큰 사랑에 눈뜨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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