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경일<무용가>
원래 무용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고유 말은 ‘춤’ 이었고, 현재의 무용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914년 매일신보의 기사에서라고 알려져 있다. 이후 서양 무용 형식이 일본을 통해 조선으로 유입되면서 신 무용이 유행함으로서 이를 계기로 무용이라는 단어가 널리 알려졌다. 무용(舞踊)이라는 합성어를 만들어낸 사람은 일본인 영문학자 스보우치(1859-1935)이며 1904년 메이지 37년의 말미에 그의 저서 신악극론에 처음으로 사용된 이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실, 그 이전까지 일본에서는 우리의 ‘춤’에 해당하는 단어로서 도약 적인 성격의 용(踊)과 회전을 대표적으로 하는 형체인 무(舞)가 서로 혼용되고 있어 의미의 혼란을 막기 위해 두 단어를 병립해서 사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최근 외래어라고 할 수 있는 무용을 춤이라는 우리 고유의 이름을 사용하고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춤은 몸을 이용해 자기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그래서 춤은 몸을 통해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가 장구 소리에 이끌려 4살 때부터 이 과정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선생님들을 거치면서 다양한 표현방법을 배워왔다.
몸이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악기이고 수단이기 때문에 몸 만들기와 멋진 표현을 위한 테크닉을 완벽해질 때까지 구사하려면 많은 고통과 인내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엄격하고 철저한 지도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엄격함이 테크닉의 문제나 완벽한 몸의 문제보다는 항상 마음의 문제이었다는 것이다. 춤은 솔직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같은 동작이라도 다르게 표현될 수 있으니 춤을 잘 추고 싶으면 우선 마음가짐이 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늘 강조 하셨던 것이다. 예전에는 춤을 배우기전에 선생님 집으로 들어가 3년정도 가사일을 도우며 인간됨됨이를 테스트 받은 후 겨우 한 동작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하니, 사람됨이 얼마나 중요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춤추는 모습에서 그 사람의 성격이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내 춤에서 보여질 나의 모습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문화가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이곳에서 한국무용을 통해 서로의 소통 수단을 만들어 나가는 내 춤 속에서 겉으로만 보여지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실 되고 고운 춤을 추기 위해서 피나는 연습과 함께, 세월 속에서 깎이고 다듬어지고 성숙 되가는 나의 모습이 내 춤속에 묻어나고 함께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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