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가 뉴욕을 방문, 지난 5개월 동안 세계 태권도계의 수장으로 연맹을 이끌어 오면서 느낀 점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이야기했다.
전임 김운용 총재가 비리 혐의로 중도에 퇴진한 뒤 실추된 태권도의 명예회복과 연맹의 정상화, 그리고 새로운 도약이라는 중책을 짊어진 조정원 총재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인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할 각오이며 앞으로 노력에 대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음은 조정원 총재와의 일문일답. <편집자주>
- 총재 취임 후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아테네올림픽 때문에 9월말까지는 다른 일에 신경을 쓸 겨를도 없었다.올림픽 정식 종목으로서 올림픽 정신에 부합되는 태권도 경기를 치르기 위해 혼신을 다해야 했고 그 결과 어느 때보다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자부한다. 올림픽 이후 새롭게 능력 있는 사무총장을 영입했고 지난달에는 집행위원회를 소집해 앞으로의 개혁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도 했다. 현재는 이달 중순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해야 하는 평가 보고서 작성으로 분주하다.
-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계속 정식종목으로 남을 수 있다고 보는지.
*국제스포츠연맹총연합회(GAISF)에는 모두 99개 종목이 가입돼 있고 IOC는 이 중에서 하계올림픽에 28개, 동계 올림픽에 7개 종목만을 채택하고 있다. IOC의 방침은 새로운 종목을 추가하지 않는 대신 자체적인 평가를 통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종목을 교체할 방침으로 알고 있다. 또한 올림픽 개최 7년 전에 종목을 확정하는 만큼 현재 태권도는 2008년 베이징 올림
픽 정식 종목으로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며 2012년 올림픽 종목은 내년인 2005년에 결정될 예정이다.
- 예상되는 문제점은.
*현재 가라테, 골프, 럭비, 롤러, 스쿼시 등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기 위해 IOC에 치열한 로비를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태권도와 유사한 스포츠인 가라테는 태권도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이달 중 IOC에 제출해야 하는 33개 항목의 평가 보고서 제출은 물론 앞으로 태권도가 보다 인기 있고 올림
픽 종목에 부합되는 스포츠로서의 많은 보완과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 어떤 개혁이 이뤄져야 하나.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보다 더 흥미 있는 경기 진행 방식을 도입해야 하고, 둘째로는 공정한 심판 제도 확립, 그리고 세계태권도연맹의 국제화를 들 수 있다. 이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남기 위한 조치일 뿐만 아니라 시대의 추이에 따라 태권도가 생존해 나가는데 필수적인 조건들이기도 하다. 이미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회 산하 기구로 11명으로 구성된 개혁위원회가 이에 대한 준비에 착수했으며 내년 4월 집행위 총회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다.
- 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경기가 흥미가 없으면 관중이 외면하고 선수도 없어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때문에 태권도가 재미있고 매력적인 스포츠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연맹에서는 프로화를 시도해보고 있다. 현재로서 분명한 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는 태권도 경기를 열 예정이다. 도복과 호구를 비롯해 장
비들의 현대화도 계속 연구를 거듭하고 있으며 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세계태권도연맹은 일 하는 사람이나 운영방식, 행정처리 등을 모두 국제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중이다. 새로 지을 본부 건물도 사무공간, 도장, 지도자 교육, 세미나 공간 등 태권도의 발전을 위한 시설이 들어서야 하고 가능하다면 주상 복합 건물로 지어서 해외 지도자 및 관계자들의 연수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해외 지도자들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면.
*태권도는 2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하나는 무도로서 다른 하나는 올림픽 종목인 스포츠로서의 양면성인데 둘 중의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이제 2006년 세계선수권부터는 기존의 올림픽 스타일인 겨루기 외에도 품세 대회가 도입되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해외에서 활동중인 지도자들의 역할과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한국에서 처음으로 4년제 태권도학과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70년대 초 뉴저지로 유학을 왔을 때 태권도장보다는 가라테 도장이 더 많았다. 이후 우리의 태권도 지도자들이 점차 세계 각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가 성장하는 걸 보면서 태권도가 대학의 학문으로 체계화, 과학화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미 일본에서는 64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유도가 대학의 정식 학과로 설립됐다는 점도 참고가 됐다. 79년 한국에 귀국한 뒤 경희대학교 기획실장에 재직하면서 이를 추진했으며 당시 문교부(현 교육부)의 시큰둥한 반응 속에서 83년 첫 신입생을 받게 됐다.
- 앞으로 계획은.
*지난 6월 총재로 선출될 때 총 유효투표 147표 중에서 106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제 잔여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 스페인 마드리드 총회에서 임기 4년의 총재 경선이 열릴 예정인데 당시 내가 내세운 공약이 몇 개월만에 끝날 일들은 아니었다.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 내가 주장했던 개혁 방안에 대해 많은 회원국 회장들이 지지를 한 것이고 그 개혁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 이상 경기단체장은 경기만 잘 하도록 돕는 역할로 국한돼서는 안된다.
이미 스포츠 학문은 경영, 외교, 의학, 행정 등 세분화되고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전문적인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교류와 행정력을 발휘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고 여타 스포츠 종목과 함께 번영하는 길을 이끌도록 지도자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현실이다.
개혁이라는 말이 필요할 정도로 수많은 변화와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현재 여러 태권도 선후배들과 세계각국의 지도자들, 그리고 많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협조를 부탁하며 내가 가장 사랑하는 태권도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장래준 기자>
<주요 약력>
1966년 서울고등학교 졸업
1970년 경희대학교 경제학 학사
1974년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 국제정치학 석사
1984년 벨기에 Katholieke Universiteit Leuven 국제정치학 박사
1995년 제1회 동양의학 국제심포지움 준비위원장
1996~2003년 경희대학교 총장
1996~1997년 제40차 세계체육학술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1997년~현재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1997년 제40차 세계체육학술대회 조직위원장
1998~현재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
1999년 서울 NGO 세계대회 조직위원장
2001년~현재 대한체육회 부회장
2003년~현재 AUAP(아태지역총장협의회) 제5대 회장
2004년~현재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2004년~현재 2014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고문
2004년6월~현재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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