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싱에서 직원들과 연말 송년회 자리를 가진 이씨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폭탄주를 만들어 돌리며 노래를 부르며 송년의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술을 깨보니 분명 자신은 집에 와있고, 차는 집 앞에 주차되어 있었다. 그런데 직장 동료들과 술집에 들어간 기억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과음한 상태에서 어떻게 차를 몰고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이씨는 순간 무슨 사고나 있었으면 자신이 쌓아온 회사와 가정이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생각에 치를 떨었다.
연말이면 한인애주가들 사이에 흔히 ‘필름이 끊긴다’는 현상에 대한 걱정스런 이야기들이 자주 오간다.
이처럼 과도한 음주에 의해 일정기간의 기억이 소실되는 현상을 ‘블랙아웃(Black out)’이라 부르는데 이는 알콜에 의해 뇌에 있는 해마가 손상됐음을 일컫는 것이다.
알콜은 해마를 손상시키는 중요한 약물로 오랫동안 술을 많이 마셔온 사람들은 이 해마부위가 심하게 손상되어있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술을 마시면 기억력이 떨어지며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사람이 악해서가 아니라 기억을 보충하려는 습성 때문이다.
이런 증상을 작화증(confabulation)이라 하고, 술 중독으로 인해 기억력이 심각하게 저하된 상태를 코르사코프 증후군이라고 한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 이유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진인 GABA가 항진되면서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안정되기 때문이다. 또 알콜은 뇌에서 알로프레그나놀론(allopregnalolone)이라는 신경호르몬의 양을 늘리는데 이것이 늘어나면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에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을 보인다.
한인 애주가들 사이에서 술자리 상대에게 건네는 약간의 술은 뇌의 긴장을 풀고 감정을 부드럽게 해주지만 과도한 술과 폭탄주를 자주 권한다면 해마를 손상시킴으로써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를 만드는 행위나 다를 바 없기 때문에 한인사회의 ‘권하는 음주문화’ 개선이 필
요한 실정이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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