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민
통일된도시 베를린은 FIFA결승전이 있기로 된 도시이다. 코리아 레드의 힘은 그 진가를 베를린 에서 가차 없이 발휘하고 전세계로 펼쳐 나아갈것이다. 베를린은 분단이전의 상태로 원상복구 하여 생명과 활기가 넘치는 도시로 다시 도약할것이다. 베를린의 서독쪽에있는 대로 그리고 구 동독이있던쪽의 운터 덴 린덴 대로를 걷노라니 온통 도시개발로 짓기시작한 건물들이 웅장한 옛건물 사이사이로 들어서있는채로 망치소리가 아직도 들리고 대형 크레인들은 잊고싶은 과거를 흔적없이 부숴버리고 그 자리를 미래로 메꾸느라 지금도 바삐 밤낮으로 움직인다. 베를린은 이미 세계화속에서 존재하는듯하였다. 골목길마다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무심하게 글로발 노메드 (유랑민족)가 되어버린것처럼보이는 많은 여행자들은 현지인들인지 관광객들인지 분별하기가 쉽지않았다.
줄줄이 늘어선 박물관들과 갤러리들 그리고 그안에서 전시되어있는 어디서인가 낯이 익은 작품들. 줄줄이 늘어선 낯익은 쇼핑몰. 왠지 밀려오는 피곤함과 진부함이 엄습하였다.
동독은 무너졌다. 그리고 서독도 동시에 그때 동독과 같이 무너진것처럼 보였다. 민주화를위하여 인권운동을위하여 곧 터질것같던 열정을 끌어안고 희망을 날개삼아 동독서독이 모두들 만나서 베를린장벽에 갇힌상황을 토론하고 글을쓰고 잡지와 신문을 발간하고 시를쓰고 그림을 그리던이들의 자유를 갈구하던 희망과 꿈은 더이상 그곳에 있지않았다. 베를린의 그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나는 잠시 현실감각을 상실하였다.
몇년전에 본 굿바이 레닌 영화가 생각났다. 이 영화는 서독감독 울프강 벡커에의하여 2003년 만들어진 서독영화이다. 동독청년 알렉스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혼자 서독으로 탈출해버리자 동독의 부정부패와 타락상도 외면한채 열렬한 공산당원이되어 현실거부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하루는 길거리에서 자기아들이 민주화 데모를하다가 경찰에 폭행을당하며 연행되어가는것을 우연하게 목격하는 순간 심장마비로 쓰러져버린다. 그녀가 팔개월간 의식불명으로 병원에있는동안 베를린벽과 공산주의 정부는 무너지고 자본주의사회가 들어선다. 서독화 그리고 일상의 무너짐. 자유는 댓가를 치루어야만 소유할수있는것인가? 한 개인의 소박한 꿈은 이제 소비제한이 지난 날짜로 변하고 유통기간은 이미 지나갔다. 정부차원의 급속한 이념 변화는 한 개인과 그의 가족, 그리고 그가 존재하는 사회를 어떻게 변하게하는가? 유통기간이지난 개인의 꿈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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